고금리‧공사비 폭등에 건설사 1분기 ‘수주 가뭄’…대형건설사 도시정비 수주도 주춤

시간 입력 2024-05-19 07:00:00 시간 수정 2024-05-17 15: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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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국내 건설사 수주액 34조…전년 동기比 28%↓
공사비 인상, PF 부실화 원인…“수주 선뜻 나서기 어려워”
10대 건설사 중 1분기 정비사업 수주한 건설사는 단 3곳

서울시 내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공사비 급등에 따라 건설사들이 신규 수주에 나서기를 꺼리면서 올해 1분기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크게 감소했다.

19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건설 수주액은 34조22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7조5574억원과 비교해 28% 줄어든 수치다.

특히 민간 부문의 수주액이 크게 줄었다. 올 1분기 민간 부문 수주액은 22조21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2% 줄었다. 같은 기간 공공부문은 12조147억원으로 5.9% 감소했다.

국내 민간부문은 건축은 17조7906억원으로 전년 동기(24조8206억원) 대비 7조300억원 감소했고, 토목은 4조4150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9692억원) 대비 5조5542억원 줄었다. 

민간 건축 부문 수주 감소와 관련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 등의 여파로 주택 재건축 등을 중심으로 건축 부문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사비 상승과 주택시장 침체 영향으로 민간 건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도시정비 사업 수주가 줄었다. ‘알짜 사업지’로 꼽히는 사업장도 시공사가 없어 유찰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상위 건설사 10곳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3조999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4조5242억원과 비교하면 약 12% 줄어든 수치다. 2년 전 6조7786억원과 비교하면 40% 감소했다.

특히 상위 10대 건설사 중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 등 3개 건설사를 제외한 7개 건설사는 올해 정비사업 수주에도 나서지 못한 상태다.

현대건설은 성남 중2구역 재건축(6782억원)과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7740억원) 등을 수주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부산 촉진 2-1구역 재개발(1조3274억원)과 고양 별빛마을 리모델링(4988억원), 금정역 산본1동 재개발(2821억원), 가락미륭아파트재건축(2238억원) 등을 수주했으며 SK에코플랜트는 미아 제11구역 재개발(2151억원)을 통해 수주고를 쌓았다.

건설업계는 치솟는 공사비와 부동산 PF 사업장의 구조적인 문제 등에 따라 민간부문 수주에 선뜻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적인 경기 상황을 살펴봤을 때 현재로선 건설업계의 성장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주택사업은 금융사를 통한 자금 조달이 필요한데, 여건이 좋지 않다보니 건설 경기가 위축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도 재개발 조합은 시공사를 찾지 못해 유찰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건설사들이 재개발 사업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공사비만 많이 투입되고 사업성이 전처럼 좋지 않아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일각서는 이 같은 신규 수주 감소가 향후 아파트 공급 대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조주현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건설사 수주는 시차를 두고 공급으로 실현되는 중요한 선행지표인데, 신규 수주가 크게 줄어들 경우 이는 2~3년 후 공급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며 “PF가 부실화되면서 사업에 착수하는 물량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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