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카드사 순익 6733억…전년比 5.7%↑
하나·KB국민·신한·삼성, 1년 만에 실적 개선 성공
롯데·우리·현대카드, 고금리·충당금에 발목

올 1분기 카드사들의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성적표를 받아든 카드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카드사의 순익이 급감한 만큼 과반수 이상의 카드사가 전년 대비 증가한 순익을 기록한 가운데, 일부 카드사의 경우 전년보다도 순익이 줄어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신용판매를 위주로 보수적인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는 카드사의 비용 절감 효과가 올 1분기 수익성의 당락을 갈랐을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 1분기 순익 총합은 673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5818억원) 대비 5.73% 증가한 금액이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하나카드와 KB국민카드가 카드업계의 실적 개선세를 견인했다. 특히 하나카드의 증가폭이 160%대를 넘어서며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하나카드의 올 1분기 순익은 53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202억원) 대비 164.85% 증가한 것으로, 전체 카드사 중 가장 큰 증가폭이다.
앞서 지난해 1분기 하나카드는 전체 카드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순익을 기록하며 업계 7위까지 떨어졌으나, 1년 만에 순익이 2배 가량 늘어나며 업계 5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이에 대해 하나카드 관계자는 “비우호적인 환경에도 불구하고 유실적회원 성장 및 국내외 취급액, 수수료이익 등이 증가한 결과”라며 “향후에도 성장흐름을 지속하기 위해 손님관리에 집중하고, 업계 1등 지표를 포함한 여러 부문에서 성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순익이 570억 가량 늘어나며 증가액 면으로 가장 큰 성과를 냈다. KB국민카드의 1분기 순익은 1391억원으로, 전년(820억원) 대비 69.9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조달비용 및 신용손실전입액 증가 등 전반적인 영업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유실적 회원과 금융자산이 성장했다”면서 “또 모집/마케팅 등 주요 영업비용 효율화를 통한 내실성장으로 전년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카드와 신한카드 역시 전년 대비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삼성카드의 1분기 순익은 1779억원으로, 전년(1455억원) 대비 22.27% 늘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는 11.04% 증가한 1851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롯데카드와 우리카드, 현대카드의 경우에는 전년 대비 순익이 되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카드는 올 1분기 249억원의 순익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460억원)보다도 50.79% 감소한 금액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업계 5위를 기록했던 롯데카드는 올 1분기 우리카드(290억원)보다도 낮아지며 카드사 중 가장 낮은 성적을 거두게 됐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신용판매와 금융사업에서 견고한 성장세로 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12.3%(2023년 1분기 로카모빌리티 자산 4696억원 제외), 영업수익은 11.6% 증가하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면서도 “다만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에 따른 대손비용률 개선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인 자산성장 및 시장 전반의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로 인해 순이익은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롯데카드의 경우 올 하반기부터 조달구조 최적화에 따라 실적 개선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지속적인 조달구조 최적화로 하반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롯데카드는 디지로카 전략을 중심으로 미래지향적 사용자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하는데 주력하는 한편 불안정한 외부환경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건전성과 유연성, 효율성 강화를 통해 내실 성장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우리카드의 순익 역시 고금리의 영향에 따라 큰 폭 떨어졌다. 우리카드의 1분기 순익은 290억원으로, 전년(457억원) 대비 36.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신용판매 매출 확대 및 금융자산 수익성 제고를 통한 영업수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속된 고금리 환경으로 인한 조달, 대손비용 증가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면서 “영업비용 효율화와 선제적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를 통해 비용 증가 최소화하며 재무구조 내실화 및 독자카드 고객 기반 본업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카드 또한 순익이 소폭 줄었다. 현대카드의 올 1분기 순익은 638억원으로, 전년(708억원) 대비 9.89% 감소했다. 우량회원을 중심으로 한 금융상품 취급이 확대되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충당금을 늘린 영향이다. 실제로 현대카드의 신용손실충당금은 1392억원으로, 전년(657억원)보다 111.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따라 현대카드는 업계 최저 수준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현대카드의 올 1분기 실질연체율은 1.04%로 집계됐다. 이는 카드사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업계 평균(1.81%)을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우량회원 중심 금융상품 확대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 증가 영향으로 감소했다”면서도 “다만 회원수와 신용판매가 늘어난 영향으로 수익이 성장했으며, 꾸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업계 최저 수준으로 연체율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올 1분기 카드사별 희비가 갈린 데 대해 카드사별 비용 절감 효과가 당락을 갈랐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향후 카드사들의 영업 전략에 따라 실적 차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신용카드학회 학회장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대체적으로 비용 절감을 많이 한 카드사들이 상대적으로 순익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카드론이나 현금성 대출 등을 위주로 사업을 많이 영위한 카드사들은 위험과 관련된 비용들이 증가하며 순익 개선폭이 더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고금리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높은 연체율 또한 계속되고 있는 만큼 신용판매 위주의 보수적인 영업 전략을 펼치고 있는 카드사의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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