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美 ‘대러 제재’에 LNG 운반선 블록 제작 중단…계약취소는 ‘검토 중’

시간 입력 2023-12-28 07:00:00 시간 수정 2023-12-27 17: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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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난달 ‘아틱 LNG-2프로젝트’ 특별지정제재 대상에 올려
삼성重, 15척 중 5척 인도 완료…10척은 지난해부터 작업 중단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박. <사진=삼성중공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따른 미국의 대러 제재가 강화되면서 삼성중공업이 러시아 조선소 즈베즈다와 계약한 쇄빙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의 블록·장비 제작을 중단했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러시아가 추진하는 대규모 LNG 개발사업 ‘아틱 LNG-2'에 투입될 쇄빙 LNG 운반선 15척 중 10척에 대한 블록·장비 제작을 멈췄다. 5척은 이미 인도했다.

아틱 LNG-2 프로젝트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회사 노바텍이 주도해 러시아 시베리아 기단 반도에 있는 가스전에서 2025년까지 연간 1980톤의 LNG를 생산하는 초대형 에너지 개발 사업이다.

선박 블록은 대형선박을 만들 때 주로 쓰이는 공법으로 본체와 선수, 선미 등을 각각 블록으로 제작한 후 조립하는 방식이다. 양측이 체결한 계약에 따라 즈베즈다는 삼성중공업이 거제조선소에서 제작한 기자재 등을 블록 형태로 나눠받아 현지에서 건조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쇄빙 LNG 운반선 5척에 대한 블록은 다 만들어 인도한 상태이고 나머지 기자재 공급 등 일부만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10척에 대해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고 서방 국가의 제재가 강화되는 시점에 공사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2019년 9월 즈베즈다와 ‘아틱 LNG-2'에 투입될 쇄빙 LNG 운반선 15척에 대한 공동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쇄빙 LNG선 5척에 대한 공동건조 계약을 맺고 2020년 11월, 나머지 10척에 대한 계약을 마무리했다. 쇄빙 LNG선이 일반 LNG선보다 선가가 높은 만큼, 당시 아틱 LNG-2 프로젝트의 계약금액은 약 4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이 해당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공사를 진행하던 중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고, 지난해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정상적인 선박 건조가 어렵다고 판단한 삼성중공업은 LNG 선박 10척에 대한 블록 제작을 진행하지 않았다.

최근에도 미국의 대러 제재는 강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이달 중 즈베즈다 조선소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특별지정제재 대상(SDN)에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OFAC는 SDN 명단에 아틱 LNG-2프로젝트를 추가한 바 있다.  SDN에 오르면 기업의 자산이 동결되고 외국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10척의 선박에 대해 블록과 장비 제작을 중단했지만 계약을 취소하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계약 취소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지만 삼성중공업 측은 계약 취소 및 대응책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선박의 블록·장비 제작 중단으로 비용이 나가고 있지 않지만 계약 취소나 향후 대응책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5조5763억원, 영업이익 1543억원을 기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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