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폰 최고 두뇌는 누구”…삼성·퀄컴, 모바일 AP 주도권 다툼 본격화

시간 입력 2024-05-17 17:40:00 시간 수정 2024-05-17 17: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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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AI 폰 ‘갤럭시S25’에 삼성 ‘엑시노스 2500’ 탑재
GAA 기반 3나노 공정서 양산…전력 효율 등 성능 우수
퀄컴도 올 9월 3nm 공정 기반 스냅드래곤 8 4세대 출시
엑시노스보단 성능 열세…삼성·퀄컴 간 기술 경쟁 치열

삼성전자 모바일 AP 엑시노스 2400. <사진=삼성전자>

세계 최초의 AI(인공지능)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시리즈를 출시하며 ‘AI 폰 시대’를 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두뇌인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주도권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삼성은 선단 공정인 3nm(1nm는 10억분의 1m)를 기반으로 최신 엑시노스 칩 양산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모바일 AP 시장에서 엑시노스 신화를 쓰겠다는 구상이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 오랜 기간 모바일 AP를 공급해 왔던 퀄컴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퀄컴도 삼성과 같은 3nm 공정을 통해 스냅드래곤 신제품을 생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렇듯 모바일 AP의 AI 성능을 대폭 끌어올리기 위한 삼성전자와 퀄컴 간 기술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향후 전 세계 모바일 AP 시장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IT 매체 샘모바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스마트폰 ‘갤럭시S25’ 시리즈에 ‘엑시노스 2500’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엑시노스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모바일 AP다.

갤S25의 모바일 AP로 엑시노스 2500이 채택되면 올해 초 출시된 갤S24에 이어 2년 연속 삼성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 시리즈에 엑시노스가 들어가게 된다.

앞서 삼성은 엑시노스의 치명적 결함으로 인해 진땀을 뺀 적 있다. 과거 엑시노스를 탑재했던 ‘갤럭시S22’가 발열, 성능 저하 논란 등으로 큰 홍역을 앓았기 때문이다.

당시 갤S22에는 GOS(게임최적화서비스) 기능이 도입됐다. GOS는 고사양 게임 등을 구동할 때 모바일 AP에서 상당한 열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단말기 성능을 저하시키는 기능이다. 이런 와중에 삼성이 해당 기능을 갤S22 시리즈에 강제 적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용자 선택권을 박탈했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이에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고개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엑시노스의 위기로 인해 지난해 초 출시된 ‘갤럭시S23’ 시리즈에는 퀄컴의 모바일 AP ‘스냅드래곤 8 2세대’만 내장됐다.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갤럭시Z5’ 시리즈에도 퀄컴의 스냅드래곤 8 2세대가 전량 적용됐다. 엑시노스가 세계 모바일 AP 시장에서 퀄컴에 무참히 참패한 셈이다.

삼성전자 모바일 AP 엑시노스. <사진=삼성전자>

그러나 삼성전자는 AP 칩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심기일전한 삼성은 지난해 10월 AI 성능을 기존의 17배나 향상시킨 ‘엑시노스 2400’을 공개했다.

엑시노스 2400은 미국 반도체 기업 AMD의 최신 GPU(그래픽처리장치) ‘엑스플립스 940’을 탑재한 칩이다. 전작 대비 CPU(중앙처리장치) 성능이 1.7배 개선됐다.

특히 AI 성능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엑시노스 2400은 스마트폰에 적용될 문자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새로운 생성형 AI 기술도 구현한다.

이와 관련해 샘모바일은 “엑시노스 2400과 퀄컴의 스냅드래곤 8 3세대 간 성능 차이는 10% 이내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칩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삼성전자는 올해 초 출시된 갤S24 일반 모델과 플러스 모델에 엑시노스 2400을 전격 장착했다.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엑시노스가 전 세계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갤S24의 빠른 AI 기능을 무리 없이 지원하면서 삼성은 글로벌 모바일 AP 시장에서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엑시노스를 화려하게 복귀시키는 데 성공한 삼성전자는 차기 엑시노스 양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삼성은 최신 모바일 AP 엑시노스 2500 생산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엑시노스 2500의 양산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EDA(설계 자동화) 기업 시놉시스와 협업해 3nm 공정 기반 고성능 모바일 SoC(시스템온칩)의 시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해당 SoC가 엑시노스 2500일 것으로 추정한다.

구글의 AI 기술이 탑재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구글의 4세대 AI 반도체 TPU(텐서처리장치)가 내장될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 구글이 지난해 선보인 해당 TPU는 기계 학습 성능 면에서 직전 3세대보다 10배 이상 개선됐다. 에너지 효율 역시 2~3배 이상 높아졌다.

퀄컴 모바일 AP 스냅드래곤 8 3세대. <사진=퀄컴>

삼성이 엑시노스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사이 퀄컴도 모바일 AP 신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퀄컴은 이르면 올 9월 ‘스냅드래곤 8 4세대’를 공개할 전망이다. 퀄컴의 신형 모바일 AP에는 자체 개발한 커스텀 오리온 CPU 코어가 탑재된다.

최대 4GHz 클럭으로 실행 가능해 구동 속도가 대폭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는 스냅드래곤 8 3세대의 3.3MHz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웬만한 PC보다도 성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와 퀄컴이 첨단 모바일 AP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가운데 양사의 제품 성능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엑시노스 2500의 성능이 스냅드래곤 8 4세대를 앞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해외 유명 IT 팁스터 ‘판다플래시’는 “엑시노스 2500은 스냅드래곤 8 4세대보다 전력 효율 등에서 우위를 보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예상이 제기되는 것은 3나노 공정에 기반을 둔 양사 모바일 AP가 서로 다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에서 제조되기 때문이다. 실제 엑시노스는 삼성 파운드리가, 스냅드래곤은 대만 TSMC가 각각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엑시노스 2500가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의 3nm 2세대 공정을 통해 제조될 것이란 소식에 업계의 기대감은 한층 높아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어서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적용한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는 같은해 12월 3나노 생산에 돌입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1위 대만 TSMC보다 반년 가량 앞선 것이다.

GAA 기술은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이다. 반도체 칩에 전류가 충분히 흐르도록 설계해 전력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화성캠퍼스 생산라인에서 양산된 3나노 웨이퍼. <사진=삼성전자>

TSMC도 3nm 2세대 공정을 통해 스냅드래곤 8 4세대를 생산한다. 다만 GAA 기반의 삼성과 달리 기존 핀펫(FinFET) 기반 공정으로 퀄컴의 모바일 AP를 제조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삼성의 엑시노스 2500이 퀄컴의 스냅드래곤 8 4세대를 성능 면에서 크게 우세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엑시노스 2500이 스냅드래곤 8 4세대를 앞지르고, AI 폰 시대의 주력 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향후 글로벌 모바일 AP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퀄컴을 따라잡기 위해선 AI 기술 기반의 모바일 AP 경쟁력을 더 끌어올려아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고도화된 엑시노스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모바일 업계의 한 한 관계자는 “첫 AI 폰을 내놓은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2400을 통해 모바일 AP 시장 공략의 신호탄을 쐈다”며 “이제 성능을 대폭 강화한 엑시노스 2500을 AI 폰의 필수 칩으로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 엑시노스만의 차별화된 역량으로 퀄컴 스냅드래곤과의 격차를 줄이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져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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