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개 증권사 중 약 60%가 대주주 변동…성장률 상대적으로 낮아
기존 대주주 이어간 12개 증권사, 영업수익 6540% 늘며 고공행진
안정적 지배구조 기반 메리츠증권 1위, 주인 바뀐 곳 중 이베스트 성장 돋보여
국내 증권사들은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면서 인수합병을 비롯해 사명 변경, 대주주 교체 등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 특히 현재 존재하는 증권사 44개 중 절반 이상이 대주주 변동을 겪으면서 성장해왔다.
설립 이후 대주주가 바뀐 적이 있는 증권사 26개와 대주주가 동일한 18개 모두 지난 20년간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대주주가 동일했던 증권사의 영업수익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별로 보면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DB금융투자 등 대주주 교체가 없었던 증권사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안정적인 지배구조 하에서 장기적인 성장전략을 추진할 수 있었던 점이 이들 증권사의 수익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대주주 변동 없는 증권사, 영업수익 6540%↑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김경준)에 따르면 존속하는 44개 증권사 중 설립 이후 대주주 변동이 없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18개(40.9%)로 집계됐다.
이들 중 2003년과 2022년 실적을 비교할 수 있는 증권사는 12개로 영업수익 증가율은 6540.0%로 나타났다.
증권사별로 보면 대주주 변동이 없었던 증권사 중 2003년 3월 대비 영업수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메리츠증권이었다. 지난해 메리츠증권의 영업수익은 57조376억원으로 2003년 3월 대비 증가율은 38005.1%를 기록했다.
메리츠증권은 1973년 한일증권으로 설립된 이후 2000년 4월 한진그룹에서 계열분리됐다. 2005년 3월에는 동양화재가 한진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하면서 메리츠금융그룹이 출범했다.
이어 BNK투자증권도 지난해 영업수익 8851억원을 기록해 2003년 3월 대비 1710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 설립된 BNK투자증권은 선물·옵션 중개업체인 부은선물로 시작했다. 이후 2015년 3월 모기업명 변경에 따라 사명을 변경하면서 현재의 BNK투자증권이 됐다.
키움증권도 지난해 영업수익이 8조9424억원으로 2003년 3월 대비 5827.3% 증가했다. 키움증권은 2000년 1월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설립한 키움닷컴증권으로 출발했다.
이 외에 △한국투자증권(4684.7%) △한양증권(767.2%) △DB금융투자(763.8%) 등도 높은 영업수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도이치증권(-61.2%) △유화증권(-84.2%) 등 2개 증권사만 영업수익이 오히려 감소했다.
◆대주주 바뀐 증권사, 영업수익 1253%↑
현재 증권사 44개 중 대주주가 변동된 증권사가 더 많았지만 영업수익 증가율은 대주주가 바뀌지 않은 증권사보다 낮았다.
CEO스코어가 대주주 변동이 있었던 증권사 총 26개 중 2003년과 2022년 실적을 비교할 수 있는 23개의 영업수익을 조사한 결과, 20년간 영업수익 증가율은 1252.9%를 기록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영업수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영업수익은 1조3486억원으로 2003년 3월 대비 6315.8% 늘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미국 이트레이드증권, 일본 소프트뱅크, 한국 LG투자증권 합작회사로 출범했다. 이후 2008년 9월 지앤에이(G&A) 사모투자전문회사(PEF)로 대주주가 변경됐다. 지난 4월 LS네트웍스가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대한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서를 제출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대주주가 한 번 더 바뀔 예정이다.
1990년 국내 최초 선물사로 설립된 KR투자증권도 영업수익이 20년 전에 비해 5939.0% 증가했다. KR투자증권의 대주주는 기존 이인혁 대표에서 2020년 이 대표가 설립한 제이와이로 변경됐다.
이어 미래에셋증권도 지난해 영업수익 19조1612억원으로 2465.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1970년 동양증권으로 시작한 미래에셋증권은 1973년 대우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후 1999년 대우그룹 계열분리 후 2000년 5월 한국산업은행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2016년 4월에는 미래에셋금융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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