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개 증권사 순이익 20년간 5조원 이상 증가…영업수익도 193조 증가
메리츠증권, 영업수익·순이익 증가 최상위권…빠른 성장 돋보여
20년간 자기자본도 67조나 증가…BNK증권·키움증권 등 성장률 높아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경제가 선진 시장으로 도약하기 직전인 2000년대 초반 이후 약 20여 년간, 국내 증권사들의 양적, 질적 성장은 ‘괄목상대’의 놀라운 성장을 이뤄냈다.
이 기간 35개 증권사들의 순이익 규모는 5조원이 넘게 늘었으며, 영업수익은 2000%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 메리츠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수만 퍼센트(%)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기도 했다.
자기자본 등 규모 측면에서도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자산은 약 1383%, 자기자본은 627% 가량 증가한 것이다.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기는 초대형 증권사도 9곳에 달한다.
◆35개 증권사, 순이익 5조원 넘게 늘어 흑자전환…수익성 크게 증가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김경준)가 지난 2003년 대비 2022년 12월 실적 비교가 가능한 35개 증권사의 연결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35개 증권사는 지난 20년간 영업수익이 2121.4%(193조4755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조3079억원 늘어 흑자전환했다.
개별 증권사 중에는 메리츠증권의 성장세가 단연 압도적이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년간 영업수익은 조사 대상 증권사 중 영업수익 증가율은 1위, 순이익 증가율은 2위를 차지하며 외형 성장과 수익성을 모두 제고했음을 증명했다.
메리츠증권은 2003년 영업수익이 1496억8500만원, 순이익이 3억6900만원에 불과했으나 20년 후인 2022년에는 영업수익 57조375억9100만원, 순이익은 8280억9500만원으로 각각 3만8005.1%(56조8879억원↑), 22만4316%(8277억2600만원↑)나 늘었다.
1973년 설립된 메리츠증권은 2010년대부터 성과주의 기조로 부동산투자 부문 등에서 철저한 리스크관리를 통해 빠른 성장세를 기록, 중견 증권사에서 현재는 명실상부한 대형사로 거듭났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증권업계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나홀로’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달성하기도 했다.
주요 증권사 중에서는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이 기간 동안 영업수익 증가율이 조사 대상 증권사 중 5위와 6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2000년 설립된 키움증권은 2003년 영업수익 1508억6700만원에서 2022년 8조9423억5300만원으로 8조7915억원(5827.3%↑) 늘어나며,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 안에 들어가는 명실상부한 대형사로 거듭났다.
한국투자증권도 이 기간 영업수익이 4965억2800만원에서 23조7575억2200만원으로 23조2610억원(4684.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이익 기준으로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2003년 당시 적자를 냈다. 하지만 2022년과 비교하면 순이익이 각각 7240억원, 7177억원 늘면서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중소형 증권사 중에도 20년간 발군의 성장세를 보인 곳들이 있었다.
BNK투자증권이 영업수익 증가율 기준 2위를 차지했으며,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순이익 증가율 기준 1위를 각각 기록했다.
BNK투자증권은 2003년 영업수익이 51억4400만원에 불과했으나 2022년에는 8851억2200만원까지 1만7106.9%(8799억7800만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의 순이익은 33만3560%(166억7800만원↑) 늘었다.
◆35개 증권사 20년간 자기자본 67조 늘어…초대형IB 등장에 규모 성장 촉진
조사 대상 35개 증권사의 ‘규모 성장’도 눈부셨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이들 증권사는 지난 2003년부터 2022년까지 20년간 자산은 1382.8%(631조7067억원↑), 자기자본은 626.6%(66조9399억원↑)씩 증가했다.
개별 증권사 중에서는 BNK투자증권이 자산 증가율 1위, 자기자본 증가율이 2위로 타사 대비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1997년 설립된 BNK투자증권은 2003년 자산 215억9000만원, 자기자본 170억600만원에 불과했으나 2022년에는 자산 3조9551억원, 자본 1조399억원으로 각각 3조9335억원(1만8219.7%↑), 1조229억원(6015.2%↑)씩 늘었다.
자기자본 기준으로는 키움증권의 증가율이 가장 컸다. 키움증권은 2003년 자기자본이 535억원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4조4475억원까지 늘어나며 증가율이 8208.5%에 달했다.
온라인 증권사로 출범한 키움증권은 모바일 트레이딩서비스(MTS)의 성공에 힘입어 리테일(개인고객)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 대형 증권사로 거듭났다.
이 같은 성장에 힘입어 지난 2022년에는 자기자본 3조원을 돌파하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자격을 얻었다. 키움증권은 초대형IB 인가 조건인 자기자본 4조원까지 넘기며 추후 당국에 인가 신청을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밖에 20년간 자기자본 성장률이 높은 증권사로는 △비엔피파리바증권(5159.5%) △이베스트투자증권(4378.8%) △흥국증권(2846.3%) △메리츠증권(2207%) △하이투자증권(2026.8%)이 있었다.
또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등은 20년 전 자본잠식 상태였으나 자기자본 잠식이 해소됐다.
아울러 2002년 12월 말과 2023년 3월 수치를 비교할 수 있는 18개 증권사(미래에셋·NH투자·삼성·메리츠·대신·한화투자·교보·유안타·신영·현대차·유진투자·DB금융투자·부국·다올투자·SK·유화·한양·상상인증권)의 2023년 3월 말 시가총액은 17조8991억원에 달한다. 이는 2002년 12월 말 대비 160.0%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메리츠증권의 경우 18곳 중 유일하게 주가와 시가총액이 각각 1000%, 3000%대의 증가세를 보이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같은 증권사들의 가파른 규모 성장의 배경에는 당국의 제도적 지원도 있었다. 금융당국은 2017년 단기금융업 등을 영위할 수 있는 ‘초대형IB’ 제도를 도입,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는 대형 증권사에 한해 이를 인가했다. 이에 현재까지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KB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 5개사가 인가를 받았다.
이에 초대형IB를 목표로 자기자본을 확충 중인 증권사들도 줄을 잇고 있다. 하나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이 중장기적 목표로 초대형IB 인가를 선언한 상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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