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투자 70년] ② 한파 이겨낸 증권업 새 국면…외국계·온라인·핀테크 증권사 각축

시간 입력 2023-08-07 17:12:23 시간 수정 2023-08-08 09: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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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위기 이후 외국계 증권사 진출로 국내 증권사 위협
‘온라인 증권사’ 키움·이베스트투자증권, 업계 변화 주도
토스·카카오페이증권, MZ세대 겨냥 ‘단순한 MTS’로 인기몰이

국내 증권업계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현재까지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거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외국계 증권사들이 국내 증권사들을 위협하기도 했고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 발달은 기존 오프라인 지점 중심의 증권업 사업모델을 뒤바꿔놓았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은 외국계 증권사와 온라인 기반 증권사, 핀테크 증권사 등 다양한 형태의 증권사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존 대형사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이들 증권사들은 업계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을 앞세워 높은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IMF 이후 국내 진출 본격화…현재 22곳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김경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증권사는 총 22곳이다.

외국계 증권사가 국내에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1997년 IMF 외환위기가 기점이 됐다. 당시에는 증권사 뿐 아니라 은행, 보험 등 타 업권에서도 외국계 회사들이 활발하게 진출했다. 지난 2021년 네덜란드 증권사 IMC가 국내에 진출한 데 이어 올해는 프랑스 투자은행(IB) 나틱시스가 국내 진출을 위해 나틱시스증권 서울지점을 설립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들은 외국인 투자자 상대의 위탁매매(브로커리지), 투자은행(IB) 업무에서의 강점을 내세워 국내 증권사들을 압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6년 회계연도(2006년 4월~2007년 3월) 기준 국내에 진출한 14개 외국계 증권사 14곳의 1인당 영업이익은 6억2900만원으로 국내 증권사 40곳의 1인당 영업이익 7200만원보다 8.7배 많았다.

최근 외국계 증권사들은 글로벌 증시 부진과 규제 강화, 경쟁 과열 등으로 국내 증권사에 밀려 고전하는 모습이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CGS-CIMB 한국지점, ING증권 서울지점, 다이와증권캐피탈마켓코리아, BNP파리바증권,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한국IMC증권 등 6곳이 순손실을 기록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간 영업점…‘키움·이베스트’ 등장

인터넷 발달로 온라인 주식거래 시대가 열리면서 증권업계는 또 다시 지각변동을 겪었다. 그간 증권사들은 오프라인 지점을 늘리면서 영업망을 확장해왔지만 지점이 없는 ‘인터넷 증권사’가 출범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1호 온라인 증권사는 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 1999년 설립됐다. 다음해인 2000년에는 키움증권이 등장했다. 두 증권사는 점포 없이 온라인만으로 영업하는 증권사로 시작해 업계 주목을 받았고 현재까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키움증권은 2005년부터 18년 연속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키움증권의 국내주식 리테일 시장 점유율은 30.1%, 해외주식은 38.7%에 달한다.

키움증권은 규모면에서도 성장을 지속해 자기자본 상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지난해 말 연결 자기자본은 4조5931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9번째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20년 전에 비해 영업이익 규모가 크게 늘어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418억원으로 2003년 3월과 비교해 25687.7% 증가했다.

김경준 CEO스코어 대표는 “국내 증권사들은 전통적 주식중개업에서 탈피해 자산운용부문을 강화하고 온라인트레이딩을 적극 추진해 시장을 방어했다”며 “온라인트레이딩은 키움이 주도했고 대신증권도 기존 증권사 중에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온라인트레이딩 확대했다”고 말했다.

◆핀테크 증권사 ‘토스·카카오페이증권’, MZ세대 겨냥 혁신 주도

2020년대는 온라인 증권사에서 한 단계 나아간 모바일 중심의 핀테크 증권사들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기존에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중요성은 부각돼왔지만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은 국내 대표 핀테크 기업인 모회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MTS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토스증권은 2021년 3월 공식 출범하면서 기존 증권사와 달리 단순화한 MTS를 선보였다. 초보 투자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MTS로 인기를 끌며 출범 약 2년 만인 지난 5월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했다. 토스증권은 올 하반기 웹트레이딩시스템(WTS)을 출시해 PC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보다 앞선 2020년 카카오페이증권은 1호 핀테크 증권사로 증권업에 진출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모회사인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출범한 곳으로 기존 증권사의 영업력과 핀테크 기업의 MTS 장점을 둘 다 갖췄다.

출범과 동시에 MTS를 출시한 토스증권과 달리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해 4월 MTS를 출시했다. 이달부터 카카오톡에서 카카오페이증권 주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핀테크 기업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다만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은 신생 증권사인 만큼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토스증권은 영업적자 322억원을 기록했고 카카오페이증권은 474억원이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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