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금융의 역할] ④기후위기에 투자하라…수익성·ESG ‘쌍끌이’ 나선 금투업계

시간 입력 2023-07-21 07:00:01 시간 수정 2023-08-24 15: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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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탄소배출권 시장 속속 참가…시장 활성화 적극 나서
환경오염 유발하는 시설에 투자 줄이고 친환경 시설에 투자량 늘려
친환경 기업·자원 투자하는 상품도 다수 등장…수익성과 의미 모두 겨냥

기후문제가 전 지구적 과제로 부상하면서 전 세계 생산활동과 무역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사회에 던져진 탄소중립 요구는 새로운 생산설비·발전 투자를 요구하고 있으며, 해를 거듭할 수록 더욱 강력한 이행의무를 강제하고 있다. 이 과정 중 ‘Re100’과 ‘넷제로’ 등 기업활동을 위해 설정해야 할 목표를 지원하고 장려하는 것에서 금융의 역할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기후위기는 규제와 동시에 혁신기술의 출현을 앞당기고 있다. 위기 속 새로운 발전을 도모하는 움직임 속에서 금융권의 투자 역시 빨라지고 있다. 본지는 창간 11주년을 맞아 기후위기 속 국내 금융권의 투자동향과 각사 CEO의 사회적 책임 강화 움직임에 대해 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금융투자업계에 불어오는 ESG 경영 바람 속에서 ‘기후위기’에 주목하는 증권사들이 속속 참여하는 모습이다.

특히 탄소 배출권 등 신사업 참여는 사회 공헌이라는 의미와 함께 수익성 강화까지 할 수 있는 기회로 많은 증권사들이 관심을 보이는 분야다. 이미 주요 8개 증권사가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에 참여,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또 증권사의 본질인 투자 대상에도 환경을 해치는 시설을 제외하고, 친환경 시설 및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증권사들도 늘고 있다.

이뿐 아니라 투자자들이 친환경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금융 상품들도 시장에 등장하는 등, 금융투자업계의 기후위기 참여는 다각도로 전개되고 있다.

◆탄소배출권 시장 내 증권사 참여 줄이어…미래 먹거리로도 각광

금융투자사의 기후위기 대비는 크게 탄소배출권 시장 참여 부문과, 친환경 기업‧시설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이다. 탄소배출권이란 정부가 정한 기업의 의무적 분량 이상의 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로,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지난 2021년부터는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기관, 개인 간 거래도 허용되면서 시장가치가 더욱 커졌다.

탄소배출권은 다른 재화와 마찬가지로 거래 과정에서 시세 차익을 얻을 수도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가치가 점점 상승하고 있어 국내 금투업계는 새로운 투자대상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 중 정부에서 규정한 탄소배출권에 더해 민간 기업 등이 자발적으로 거래하는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자기매매와 장외거래 중개 업무를 금융당국에 신고하고 참여하는 증권사는 총 8곳으로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SK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이 있다. 이들 증권사들은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정기적으로 매도‧매수 주문을 통해 탄소배출권 시장 내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 환경오염 시설엔 투자 줄이고 친환경 기업과 손잡아…자원절감 노력도

지난 5월 경북 울진군에서 한국투자증권이 고객의 숲 조성 행사를 열고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투자증권>
지난 5월 경북 울진군에서 한국투자증권이 고객의 숲 조성 행사를 열고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투자증권>

금융투자사의 기후위기 대응은 이뿐이 아니다. 자본 공급자로서 탄소를 배출시키는 자산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대신 친환경 시설, 기업에 대한 투자는 늘렸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2020년 석탄과 관련해 추가 투자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등도 이에 동참했다. KB증권도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투자를 중단키로 했다.

대신 친환경 시설‧기업에 대한 투자와 설립 사례는 적지 않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9년 에너지 전문 기업인 에너지홀딩스그룹, 제이에스이엔디와 신재생 전문 기술투자 합작회사 ‘한국신재생투자’를 설립했다. 또 한국수력원자력‧하나증권 등과 해외 신재생사업 공동개발협약을 맺고 컨소시엄을 구성, 지난 2020년 미국 대형 육상풍력발전단지 지분 49.9%를 인수한 바 있다.

증권사 중 가장 먼저 탄소배출권 시장에 뛰어든 하나증권은 지난해 말 싱가포르 탄소배출권 거래소인 CIX(Climate Impact X)와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해외 배출권 시장에도 간접적으로 진출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월 바이오차 생산기업인 ‘포이엔’과 온실가스 감축 사업에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 오는 2030년까지 총 16만7000 이산화탄소톤(tCO2) 상당의 자발적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자체적인 에너지, 자원 절감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2018년 전자문서 업무 도입을 통해 현재까지 총 120만장의 종이를 절감했다. KB증권은 영업점 업무의 상당 부분을 모바일로 대체함으로써 종이사용을 크게 절감했다. 올해는 경기 용인시와 울산 사옥 두 곳에 115kW(킬로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도 지난 2017년 전자문서 업무 서비스를 도입하고 매년 종이 사용률을 줄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금융사 최초로 지난 2021년 ‘RE100’에 가입했다. 이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오는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캠페인이다.

◆친환경, 금융 상품으로도 등장…투자만으로 탄소절감에 동참

‘의미 있는 투자’이자 시장성 높은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는 친환경에 고객들도 동참할 수 있는 금융투자 상품들도 다수 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외 산업계의 ESG 경영이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기본으로 자리잡으면서, 친환경 기여도가 높은 기업은 투자 상품으로도 매력적인 종목이 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달 국내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산업에 투자하는 ‘한화ARIRANG 태양광&ESS Fn ETF’를 상장했다. 신재생 에너지인 태양광과 이를 위해 필요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 동시에 투자하는 구조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HANARO 글로벌신재생에너지MSCI ETF’를 운용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발표하는 ‘MSCI ACWI IMI New Energy ESG Filtered’를 기초지수로 추종하는 이 상품은 대체에너지, 에너지효율, 배터리 및 스마트 그리드 관련 업체로 투자 포트포릴오가 구성돼 있다. ESG 점수가 낮은 종목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1년 2차전지 및 친환경 자동차 밸류레인에 투자하는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 ETF’를 상장, 운용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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