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금융의 역할]③ 녹색금융, 시중은행 ‘뉴노멀’ 대두…친환경 행보는 선택 아닌 필수

시간 입력 2023-07-18 17:26:41 시간 수정 2023-07-24 15: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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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경영 로드맵서 ‘녹색금융’ 부상
소비자 참여 유도하는 친환경 여신상품 개발

기후문제가 전 지구적 과제로 부상하면서 전 세계 생산활동과 무역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사회에 던져진 탄소중립 요구는 새로운 생산설비·발전 투자를 요구하고 있으며, 해를 거듭할 수록 더욱 강력한 이행의무를 강제하고 있다. 이 과정 중 ‘Re100’과 ‘넷제로’ 등 기업활동을 위해 설정해야 할 목표를 지원하고 장려하는 것에서 금융의 역할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기후위기는 규제와 동시에 혁신기술의 출현을 앞당기고 있다. 위기 속 새로운 발전을 도모하는 움직임 속에서 금융권의 투자 역시 빨라지고 있다. 본지는 창간 11주년을 맞아 기후위기 속 국내 금융권의 투자동향과 각사 CEO의 사회적 책임 강화 움직임에 대해 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기후위기라는 세계적 문제에 금융권이 접근하는 방법, 녹색금융이다. 기후 문제가 늦출 수 없는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막대한 양의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 연료 산업에 투자를 제한하면서 친환경 상품과 서비스 생산에 자금을 공급해 녹색 성장을 유도하는 활동을 통틀어 녹색금융이라고 정의한다.

국내 은행권에서도 ‘친환경’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경영 전략을 수립했다. 나아가 녹색채권 발행, 금융 소비자의 환경 개선 활동을 유도하는 상품 개발을 통해 ‘녹색금융’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녹색금융, 은행의 중·장기 경영 전략으로 대두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환경’은 빠뜨릴 수 없는 키워드가 됐다. 금융사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주요 은행은 일찌감치 중·장기 경영 전략에 ‘녹색금융’을 포함시키며 탈탄소 경제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먼저 시중은행 가운데 신한은행이 적극적으로 친환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2008년 UN환경계획금융이니셔티브 가입을 시작으로 2018년 기후변화 재무정보 공개 태스크포스, UN책임은행원칙, 2020년 적도원칙에 가입했다.

적도원칙은 환경파괴와 인권 침해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해 대출을 지원하지 않는 자발적 행동협약이다.

신한은행은 2050년까지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기후변화 대응 역량의 기반이 되는 금융 배출량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2020년 대비 2030년까지 금융배출량을 30.8% 감축시킨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탄소배출량 측정관리시스템 내에 내장된 시뮬레이션 기능을 활용해 취급 예정인 여신과 투자건에 대한 금융 배출량과 집약도를 산출하고 은행에 미치는 영향도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친환경 금융 실천을 담은 KB 그린 웨이브(Green Wave) 2030을 은행의 주요 경영 전략으로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상품과 투자 규모를 2030년까지 50조원, 환경부문은 25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이다.

환경관련 금융상품과 탄소 중립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 ESG추진위원회와 ESG실무추진협의회를 신설했으며 친환경 금융 규모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ESG 금융 실적 20조4000억원 중 환경 부문 실적은 약 9조1000억원(45%)으로 친환경 금융 기여도가 절반가량 차지한다.

하나은행은 2030년까지 녹색 및 지속가능부문에 60조원 규모의 여신과 투자, 자금조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2050년까지 그룹 사업장 탄소배출 제로(0) 및 석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제로 달성을 중·장기 추진 묵표로 수립했다.

이 일환으로 하나은행은 2021년 적도원칙에 가입하고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금융지원 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주요 사례로는 하나은행 참여한 ‘새만금2구역 육상 태양광발전사업 프로젝트 금융’이다. 하나은행은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등 ESG 평가를 진행하고 해당 사업에 총 투자 금액 1268억원 중 1014억원을 약정해 본PF를 주선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글로벌 환경 협의체 가입을 늘리고 2030년까지 2022년 대비 42%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수립했다. 또 수신, 여신, 정책금융, 친환경 PF 등 다양한 친환경 금융상품을 선봬 저탄소 경제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

‘탈석탄 금융’을 선포한 우리은행은 석탄발전소 프로젝트파이낸싱 미참여,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특수목적회사(SPC) 발행 채권 미인수 등 화석 연료 산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행보도 보였다.

각 사 ESG 보고서 이미지. <사진=각 사>
각 사 ESG 보고서 이미지. <사진=각 사>

친환경 금융상품 개발 소비자 참여 유도

나아가 시중은행은 단순히 선언에서 그치지 않고 금융 소비자의 환경 활동을 유도하는 금융상품을 출시하면서 녹색금융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고객의 친환경 활동과 연계한 적금 상품을 내놨다. ‘KB맑은바다적금’과 ‘KB맑은하늘적금’이 대표적이다. KB맑은바다적금의 경우 해양 쓰레기 줄이기 활동에 동의하고 종이통장 미발행 등 친환경 활동 실천시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KB맑은하늘적금은 대중교통 이용 등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활동을 실천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22년 말 기준 적금 실적은 각각1651억원, 5791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도 대중교통 이용실적과 연계한 금융 상품 ‘우리 으쓱(ESG) 패키지’를 출시했다. 대중교통 이용실적과 환경보호 실천 운동 목표를 달성하면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매일 1만보 이상 걷고 걸음수를 확인하면 금리를 우대하는 ‘데일리워킹적금’도 우리은행의 대표적 친환경 금융상품으로 꼽힌다.

신한은행은 일회용 용기 사용 감소를 위해 ‘아름다운 용기 적금’을 운용 중이다. 신한은행 모바일 플랫폼 ‘쏠(SOL)’에 다회용기 사용 실천 사진을 올리고 공유하면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또 ‘1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인지하고 실천 서약한 경우에도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친환경 자동차 구입 확대를 위해 ‘EV오토론’을 출시했다. 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와 같은 친환경차 구입 전용 상품으로 신차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서울보증보험의 적격심사를 통과하면 최대 6000만원 한도로 대출 가능하다. 오토론을 통해 친환경차를 구매하며 0.3% 우대금리를 제공받을 수 있다. 2021년 9월 상품 출시 이후 지난해 4월 말까지 356억원 규모의 대출이 실행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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