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친환경 바이오 소재에 1조 투자…“100년 효성의 핵심 축으로 키운다”

시간 입력 2024-04-03 14:01:09 시간 수정 2024-04-04 09: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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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내 친환경 소재인 ‘바이오 BDO’ 공장 구축
연산 20만톤 목표…오는 2026년 5만톤 우선 가동
원료부터 섬유까지 스판덱스 생산체제 수직계열화
조현준 “기만하고 빠르게 친환경 시장 선제적 공략”

효성그룹 사옥 전경. <사진=효성>
효성그룹 사옥 전경. <사진=효성>

효성티앤씨가 100년 효성의 핵심 축으로 친환경 바이오 소재에 주목하고 대규모 투자를 추진한다. 우선, 효성티앤씨는 베트남 내 1조원 규모의 장기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한다.

효성티앤씨는 3일 베트남 남부 바리우붕따우성 푸미 2공단에서 ‘바리우붕따우성 비전선포식 및 투자승인서 수여식’을 갖고,  베트남 바리우붕따우성 정부로부터 ‘효성 BDO(부탄다이올)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승인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효성티앤씨는 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소재 시장에 선제적 으로 대응하기 위해 총 1조원을 투자해 연산 20만톤의 바이오 부탄다이올 생산 공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부탄다이올은 스판덱스 섬유를 만드는 PTMG의 원료 등에 사용되는 화학 소재다. 최근에는 스판덱스(PTMG) 섬유 외에도 자동차내장재(TPU), 포장재 등 생분해성수지(PBAT), 자동차용 내장재, 신발 슈솔, 산업용 컴파운드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사용처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바이오 부탄다이올은 사탕수수나 옥수수 등에서 나오는 당을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제조해 석탄 등 기존의 화석 원료를 100% 대체한 제품으로 주목받는 친환경 소재 중 하나다.

효성티앤씨는 오는 2026년 상반기부터 연산 5만톤 규모의 바이오 BDO 생산 및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나머지 15만톤에 대한 투자는 친환경 시장의 성장 속도에 맞춰 추가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상훈 효성 부회장(오른쪽)과 쩐홍하 베트남 부총리가 ‘효성티앤씨 베트남 바이오BDO 사업 투자’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효성티앤씨>
이상훈 효성 부회장(오른쪽)과 쩐홍하 베트남 부총리가 ‘효성티앤씨 베트남 바이오BDO 사업 투자’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효성티앤씨>

◇원료부터 섬유까지, 세계 최초 바이오 스판덱스 일관생산체제

효성티앤씨는 이번 투자로 베트남에서 최대 규모의 바이오 스판덱스 공장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원료부터 섬유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해 바이오 스판덱스 생산체제를 갖춘 세계 유일한 기업이 될 전망이다.

효성티앤씨는 남부 바리우붕따우성 공장에서 생산된 바이오 BDO를 기반으로 남부 호치민시 인근 동나이 공장에서 PTMG를 제조하고 이를 활용해 동나이 스판덱스 공장에서 바이오 스판덱스를 양산할 구상이다.

바이오 스판덱스 생산체제는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친환경 프리미엄 섬유 시장의 고객을 대상으로 최적화했다. 안정적인 원료 수급 등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 니즈에 따라 생산 시스템 운영 스피드를 높여 발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또한 원료부터 섬유까지 수직계열화된 생산체제는 운송비 감소 등을 통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운송 연료 사용량 등을 감축해 환경 영향도 줄일 수 있다.

◇‘화이트 바이오’ 산업 핵심 기술 확보…이산화탄소 저감 효과

효성티앤씨는 바이오 부탄다이올을 생산하기 위한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10월 미국 생명공학 전문 기업인 ‘제노’와 기술제휴를 맺었다. 제노는 사탕수수와 같은 식물자원을 특정 화학물질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화학 산업을 환경 친화적으로 전환하는 화이트 바이오 산업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효성티앤씨는 해당 기술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화석연료 기반의 일반 제품 대비 90% 이상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효성티앤씨 관계자는 “바이오 BDO 사업을 바탕으로 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를 친환경으로 탈바꿈해 화이트 바이오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 <사진=효성>
조현준 효성 회장. <사진=효성>

◇조현준 회장 “친환경 바이오 사업은 100년 효성의 핵심 주축”

효성티앤씨의 바이오 부탄다이올 투자는 조현준 회장이 그리는 100년 효성의 핵심 주축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조 회장은 “기존 화석 원료를 친환경 원료로 전환하는 바이오 사업은 100년 효성의 핵심 주축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조 회장은 “바이오 BDO와 바이오 스판덱스 일관생산시스템을 기반으로 글로벌 친환경 시장 공략을 강화해 효성의 프리미엄 브랜드 위상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조 회장은 지난 2000년대 후반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미주 등 글로벌 섬유 시장이 빠르게 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을 보고 줄곧 효성티앤씨가 선제적으로 기민하고 빠르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글로벌 시장에 탄소세 등의 환경 부문의 법적 규제가 강화되면서 섬유·패션 시장도 친환경 제품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전환되고 있다.

대중들의 친환경 등에 대한 가치 소비가 늘어난 것도 친환경 소재를 주목하는 배경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화학업체들은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를 선점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효성티앤씨 또한 글로벌 주요 고객 및 화학 브랜드 업체들과 협업을 확대하고, 바이오 BDO를 활용한 다양한 기능성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는 등 친환경 시장 선점에 나설 방침이다.

◇효성티앤씨, 2030년까지 친환경 섬유 판매 비중 20%이상 확대

효성티앤씨는 2000년대 중반 국내기업 최초로 버려진 페트병과 폐어망을 리싸이클한 폴리에스터, 나일론 섬유인 ‘리젠(regen)’ 개발에 성공했다.

글로벌 친환경 섬유 시장 확대를 주도한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를 리싸이클한 ‘리젠 스판덱스(regen spandex)’도 개발했고 지난 2022년에는 세계 최초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화학물질 기반의 스판덱스인 ‘리젠 바이오(regen Bio)’의 상업화에 성공했다.

리젠 바이오는 원료부터 자연에서 온 자원을 사용해 자원 소모 및 환경 오염을 최소화한다는 측면에서 지속 가능한 패션 및 섬유 산업의 트렌드를 변화시키는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올해 기준 글로벌 친환경 섬유 및 패션 시장은 약 23조원 규모로, 연간 12.5% 이상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30년에는 전후방 사업을 포함하면 약 7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효성티앤씨 관계자는 “현재 섬유 부문 매출의 4%를 차지하는 친환경 섬유 판매량을 2030년까지 약 20%로 5배 이상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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