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시황도 안 좋은데…현대제철 노조, ‘3월 총파업’ 예고

시간 입력 2024-03-11 17:20:11 시간 수정 2024-03-11 17:20:11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특별성과급 지급 놓고 노사 평행선  
노조, 13일부터 총파업 돌입 예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임금협상을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노조가 특별성과급을 요구하며 약 1년 만에 파업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이에 따른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해 9월 15일 교섭 상견례 후 인천·당진·순천·포항 등 사업장별로 수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아직까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사측은 △기본급 10만2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400% △격려금 1300만원 지급 등이 담긴 임금 협상안을 제시한 상태다. 지난 8일 진행된 20차 교섭에선 해당 제시안에기본급이 소폭 인상된 내용으로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노조는 “노조를 무시하고 조합원을 우롱하는 행위”라며 수용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영업이익의 25%를 70주년 특별성과급으로 지급 △각종 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달 27일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와 현대제철 5개 노조 지회장이 만나 교섭을 벌였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에서 지난해 임금협상을 통해 특별성과급을 지급한 만큼 이에 준하는 성과급 규모를 제시하지 않을 경우, ‘3월 총파업’을 감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노조는 오는 12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파업을 진행하고 13일에는 48시간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14일 지회별 개별 파업을 진행하고, 22일에는 8000명이 넘는 인원을 동원해 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양재동에서 상경 파업까지 벌인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양측이 단기간에 합의점을 마련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철강 시황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높아진 무역 장벽과 탄소 감축 압박, 중국의 저가 공세 등 각종 악재가 겹쳐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5조9148억원, 영업이익 8073억원에 그치며 전년 대비 각각 5.2%, 50.1% 감소한 실적을 거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 추정치도 매출 6조2473억원, 영업이익 136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2%, 59.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이에 따른 생산 차질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조는 2022년에도 특별성과급을 요구하며 사장실과 각 공장장실을 146일간 점거하고, 62일간 게릴라 파업을 벌였다. 당시 파업으로 현대제철의 고로 제품 생산량은 5.1% 감소했고,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