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 연임 가닥…미분양 리스크 어쩌나

시간 입력 2024-03-11 07:00:00 시간 수정 2024-03-08 17: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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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6일 주총서 사내이사 재선임…3년 더 지휘봉 잡을 듯
미분양으로 지난해 영업손실 1878억원…부채비율 600%대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 <사진제공=신세계건설>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신세계건설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 대표의 임기를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정 대표 취임 후 실적이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데다 미분양 리스크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높아 위기 극복 카드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오는 26일 주총에서 정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정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는 3년이다.

2022년 10월 수장 자리에 오른 정 대표는 1965년생으로 1990년 신세계로 입사해 30년 넘게 신세계건설에서 근무했다. 그는 T-프로젝트담당, 영업2담당, 공사담당, 영업총괄, 영업본부장 등 주요 프로젝트와 영업일선을 넘나든 현장전문가로 꼽힌다.

이에 당시 실적 부진에 빠진 신세계건설의 구원투수로 투입되며 수익성 개선을 이뤄낼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정 대표 취임 후 신세계건설의 실적은 여전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1년 1조2568억원이던 매출액은 2022년 1조4324억원에 이어 지난해 1조5026억원으로 소폭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2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2021년 384억원의 영업이익은 2022년 영업손실 120억원으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1878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분양 실적 부진, 이자율 상승에 따른 재무 부담 등이 영업손실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예상되는 손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건설은 부동산 호황기인 2018년 주거브랜드 ‘빌리브’를 내놓고 주택사업을 키워왔지만, 2022년부터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 리스크가 커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실제 회사의 부채비율은 2022년 말 265%에서 올해 1월 600%대까지 치솟은 상태다. 대구에 분양한 빌리브의 분양률이 저조해 공사비 회수가 지연된 데다 본 PF 전환이 지연되며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인한 우발채무가 증가한 여파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진행사업장(지식산업센터 제외) 기준 분양률이 53%에 그친다. 특히 사업지의 절반 가까이가 대구에 몰려있는데, 대구 지역 주요 사업장 3곳인 △빌리브 라디체(달서구) △빌리브 헤리티지(수성구) △빌리브 루센트(북구)의 분양률이 20% 수준에 머물러 있어 공사비 회수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빌리브 헤리티지는 미분양 물량에 대한 공개 매각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신세계건설은 재무건전성 악화로 신용등급까지 하락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1월 “분양실적 부진과 확대된 PF 우발채무 등으로 재무부담이 확대됐다”며 신세계건설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업계에선 올해 정 대표의 경영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의 대규모 적자 등 실적 악화와 재무 구조 위기 속에도 정 대표가 연임 수순을 밟는 만큼 향후 회사의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야 하는 등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회사는 올해 초 금융기관 회사채 프로그램과 신세계영랑호리조트 흡수 합병 등을 통해 약 265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지난달에는 레저사업부문을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매각이 이뤄지면 약 1800억원의 대금을 확보하게 된다. 향후 부채비율도 400%대까지 낮춘다는 목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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