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조기복귀 노리는 미래에셋증권…올해 리스크 관리에 방점

시간 입력 2023-01-30 07:00:08 시간 수정 2023-01-27 17: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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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업익 8459억…전년比 43.1%
최현만 회장, 신년사 통해 리스크 관리 강조
미래에셋證 “올해 원칙에 충실한 한해 보낼 것”

국내 증권사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며 2년 연속 1조원을 달성했던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증권사 컨센서스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들며 1조 클럽 입성에 실패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고 기본기에 충실한 회사 기조를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8459억원, 당기순이익 619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3.1%, 47.7% 줄어든 금액이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연간 영업이익 9435억원, 당기순이익 7116억원을 예상한 바 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2020년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며 ‘영업이익 1조 클럽’ 시대를 열기도 했다. 이어 2021년에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1조원을 돌파하며 기록을 새로 썼다.

미래에셋증권의 2020년 영업이익은 1조1171억원, 당기순이익은 8343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은 영업이익 1조4855억원, 당기순이익 1조1845억원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실적 감소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인한 공급망 차질 등 비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금리 인상 및 시장 변동성 증가 등 대내외적 악재로 인해 증시 상황이 크게 악화됐다”며 “이에 따라 매출액 및 이익에도 변동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그간 진행해 왔던 사업 다각화와 리스크 관리를 통해 나름대로의 선방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금리와 지수, 환율 변동성 심화로 대부분의 증권사가 트레이딩 부문에서 큰 손실을 기록해 연간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면서도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안정성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꾸준한 분배금 및 배당금 덕분에 7000억원에 육박하는 운용수익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이 수치는 2021년 대비 4% 감소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자기자본을 크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자기자본은 10조99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8월 10조원을 돌파한 이래 약 1년 만에 9000억원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순자본비율(NCR)도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NC은 2218.1%를 기록했다. 이는 자기자본 10조원 이상 증권사 10곳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NCR이 2000%를 넘긴 곳은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다.

NCR은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척도로 활용된다. 이는 증권사의 재무건전성뿐만 아니라 기업금융(IB)과 투자 활동 등을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내기도 한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인 해외법인 역시 실적에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미국과 유럽, 남미, 아시아 등 10개 지역에 진출해 11개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국내 증권사 중 최대 규모의 글로벌 네트워크다.

미래에셋증권의 해외법인 연간 세전순이익은 2019년 1709억원, 2020년 20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에는 순이익을 2432억원까지 끌어올리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전경. <사진=미래에셋증권>

올해 역시 미래에셋증권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큰 수익을 창출하기보다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증권사가 ‘험로’를 걸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객 신뢰도 제고와 리스크 관리 등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기본기가 있는 회사들이 시장에서 살아남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금융투자업계의 경영 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역시 원칙, 기본을 지키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진행해 왔던 사업 다각화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리스크 관리를 철저하게 진행하며 좋은 상품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해 신규 먹거리 창출을 강하게 주문했던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는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기존 비즈니스를 재정립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아 전략적인 혁신을 추진하자는 것이 골자다.

최 회장은 “고객 동맹과 전략적 혁신, 전문성과 경쟁력 제고는 위기를 기회로 빠르게 전환하고 우리 본업의 경쟁력을 높여 더 멀리 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각 조직은 견고한 성장을 위해 전사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올해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실적을 올리는 것보다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업계 전반적인 경영 상황의 험로를 타개해나가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고, 기준금리 역시 당장 인하되는 것은 아닌 만큼 주식시장도 함께 좋지 않은 실정”이라며 “올해 같은 상황에서는 무리하게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며 돈을 버는 것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두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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