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맨’ 구현모, 경영실적 합격점…‘주인 없는 KT’, 연임 변수는 ‘정치외풍’

시간 입력 2022-11-14 18:09:30 시간 수정 2022-11-15 08:5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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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이후 영업이익·주가 ‘껑충’
정권 교체 따른 ‘정치외풍’은 변수

구현모 KT 대표가 경영 성과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연임에 도전한다. 취임 후 근 3년 동안 높은 경영실적으로 합격점을 받고 있지만, 이번에도 ‘정치 외풍’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 윤석열 정부로 교체된 상황에서,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구현모 대표의 연임 의사에 따라 우선심사에 본격 착수했다. 이사회가 구 대표를 단독 후보로 승인할 경우,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연임하게 된다.

KT는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심사 기준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2019년 KT 이사회가 구현모 당시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을 회장(CEO) 후보로 선임했을 때는 ‘KT그룹의 미래 비전과 구체적 전략’, ‘경영·경제에 관한 지식’, ‘경영 경험의 풍부함’, ‘윤리·준법 의식에 기반한 기업 경영 실천 의지’ 등이 심사 기준이었다.

일단, 구 대표의 경영 성과는 합격점이라는 평가다. 구 대표는 지난 2020년 3월 취임한 이후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전환을 통한 비통신 사업 육성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9조671억원, 영업이익은 1조5387억원으로 취임 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0.8%, 영업이익은 무려 53.4%나 성장했다.

호실적이 지속되고 신사업에서 속도를 내면서 주가도 치솟았다. 2020년 1월3일과 올해 11월14일 종가를 비교했을 때, KT의 주가는 26700원에서 36700원으로 37.5% 급 상승했다. 특히 지난 8월에는 9년만에 시가총액 10조원을 회복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신한은행 등과 지분을 교환하며 신사업 협력을 약속한 것도 기업 가치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로 35년차 ‘정통 KT맨’이라는 타이틀도 구 대표의 연임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구 대표는 KT 내부 인사이면서, 2019년 ‘공개 모집’ 방식으로 대표로 선정된 첫 인물이다. KT는 일반 대기업과 달리 주인이 없는 기업으로,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다. 이때문에 대표 인선때마다 매번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해왔다. 특히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인사’가 전임자를 밀어내고 자리를 꿰차는 흑역사가 지속됐다.

구 대표의 경영성과와 전문성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외풍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당장, 이사회가 우선심사를 통해 구 대표를 단독 후보로 세우더라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사법리스크’를 구실로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말 기준 KT 지분 10.77%를 보유하고 있다.

구 대표는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1심 재판 중에 있다. 구 대표는 이 혐의로 올 초 법원으로부터 벌금 총 1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자,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구 대표가 벌금형을 선고받는다 해도 정관이나 계약서상 사임 사유가 되진 않지만, 국민연금이 이를 문제삼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주주총회에서 승인된 구 대표의 경영계약서에 따르면 임기 중 1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되는 경우 이사회가 대표이사에게 사임을 권고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벌금형을 받을 경우 사임 사유가 되지 않는다. 구 대표가 약식 명령으로 벌금형을 받았던 만큼 정식재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확률이 낮다.

국민연금은 올 초에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 약식 명령을 받은 박종욱 사내이사의 재선임안을 반대한 바 있다. ‘기업 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 있는 자’라는 이유였다. 이에 박 대표는 주주총회 직전 자진 사퇴했다.

구 대표 연임심사에 대한 이사회 결정은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12월 중으로 발표될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논의가 구체화되면 일정 등은 추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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