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생산 모두 증가 전망…관세 불확실성 ↓
현대차·기아 신차 골든 사이클…전기차 신공장 가동
中 저가 공세·노조법 개정 변수…“제도적 지원 필요”

국내 자동차 업계가 내년 내수·수출·생산이 모두 전년 대비 성장하는 ‘트리플 플러스’를 이뤄낼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기아의 신차 출시가 집중되는 골든 사이클 진입에 더해 대미 관세 불확실성 해소와 국내 전기차 신공장 가동에 따른 효과다. 다만 테슬라의 인기 지속과 BYD의 저가 공세에 맞서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부족한 데다 노조법 개정마저 앞둔 점은 리스크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29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내년 내수는 전년 대비 0.8% 증가한 169만대로 전망된다. 국내 경기 회복세를 바탕으로 신차 출시, 전기차 보조금 확대에 따른 친환경차 판매 증가, 교체 수요 상승이 내수 증가 요인으로 분석된다.
우선 국내 자동차 업계를 주도하는 현대차·기아가 내년 신차 골든 사이클에 진입한다. 1분기 하이브리드 엔진을 새롭게 얹은 기아 신형 셀토스를 시작으로 제네시스 첫 대형 전기 SUV인 GV90과 GV80·G80 하이브리드 등 신차들을 줄줄이 내놓는다. 여기에 KG모빌리티 Q300과 르노코리아 오로라2 등을 포함한 16종에 달하는 신차들이 출격 대기 중이다.
특히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보조금도 올해 7800억원에서 내년 9360억원으로 확대된다. 기존 내연기관차 교체·폐차 후 전기차 구매 시 최대 100만원 규모의 전기차 전환지원금도 신설된다. 시장 안착에 성공한 테슬라와 BYD에 더해 지커·샤오펑·립모터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국내 진출 확대로 친환경차 성장세 또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후차 증가로 인한 교체 수요 상승도 기대된다. 10년 이상 노후차는 2023년 898만대에서 지난해 948만대로 증가했고, 올해 10월 기준 993만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내수가 최근 10년 이내 저점 수준인 170만대 미만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개별소비세 감면 정책이 중단될 경우 수요 절벽에 대한 우려가 크다. 가계부채 증가와 고환율·고물가 장기화로 소비자 구매력이 약화할 수 있는 부분도 변수다. 가계부채의 경우 2023년 1885조원에서 지난해 1926조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3분기 기준 1968조원에 육박했다.
내년 수출은 관세 불확실성 해소와 친환경차 중심 수출 호조로 전년 대비 1.1% 늘어난 275만대를 기록하며 증가세 전환이 유력하다. 실제 한미 관세·안보 팩트시트 최종 합의와 입항수수료 1년 유예 등으로 경쟁국과 동등한 경쟁이 가능해졌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와 유럽 환경 규제·전기차 보조금 확대 등으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중심의 수출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KG모빌리티·르노코리아·한국GM 등 중견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를 앞세워 동유럽·중동·중남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신차 출시와 북미 소형차 공급 확대 등 수출 집중 전략을 강화하는 추세도 수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반면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공격적인 해외 진출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점은 위협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달리 국내 업계는 배터리·소재·부품 원가절감 속도가 늦다”며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수출이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사진제공=현대자동차>
내년 생산은 내수와 수출의 동반 회복에 더해 국내 전기차 신공장 가동 등 공급 능력 확대로 전년 대비 1.2% 증가한 413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연산 20만대 규모의 울산 EV 전용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고, 기아는 광명 이보 플랜트(연산 15만대)와 화성 이보 플랜트(연산 10만대)를 전기차 수출 핵심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단,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 가동률 확대와 중국 현지 생산 확대 등은 국내 생산 증가의 제약 요인으로 지목된다. 1년 단위의 짧은 교섭 주기로 인해 매년 임단협 기간 반복적인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도 약점이다. 지난 10일 현대차 노조 신임 지부장으로 강성 성향의 이종철 후보가 당선된 만큼 임금 인상과 고용 안정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내년에는 더욱 심화할 공산이 크다.
업계는 테슬라와 BYD의 시장 안착에 이은 지커·샤오펑·립모터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국산차 제조 비용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국내생산촉진세제’처럼 국내 생산 기반 유지를 위한 생산 인센티브 정책이 대표적이다.
노조법 개정도 최대 리스크다. 실제 노조법 개정과 관련해 사용자 책임 범위 확대, 노동쟁의 대상 확대, 위법한 파업에 대한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 제한, 교섭 창구 단일화 원칙 훼손 등으로 산업 현장 내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모호한 규정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산업 현장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남훈 KAMA 회장은 “중국계 브랜드의 빠른 확장, 고조되는 보호무역 기조, 노조법 개정 등 우리 산업 전반에 새로운 압력이 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생산 기반을 지키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변화된 통상환경과 시장 구도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중국계 브랜드 확산 속에서 국산차의 가격 부담을 완화할 국내생산촉진세제 등 생산 인센티브 정책이 시급하다”고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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