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명중’ LIG D&A 비궁, 美 탄약 공급망 문 두드린다

시간 입력 2026-10-22 17:30:00 시간 수정 2026-10-22 16: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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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파이어호크와 비궁 추진체계 공동개발 협약
시험평가 통과 이어 현지 법인·파트너 확보
레이저 유도 중심 美 시장에 영상유도로 도전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가 유도로켓 ‘비궁’의 미국 진출 전략을 성능 검증에서 현지 생산 기반 구축으로 확대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 시험평가에서 성능을 입증한 데 이어 핵심 부품인 추진체계를 미국 기업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현지 법인 설립과 파트너 확보를 거쳐 미국 조달 시장의 진입 요건을 차례로 갖춰가는 모습이다.

22일 LIG D&A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육군협회(AUSA) 연례 전시회에서 파이어호크와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의 추진체계 개발 협력을 위한 팀협약(TA)을 체결했다.

텍사스주 댈러스에 본사를 둔 방산 스타트업 파이어호크는 기존 주조·경화 공정 대신 열가소성 추진제를 3D 프린팅하는 방식으로 고체로켓모터를 생산한다. 양사는 추진체계 개발을 마친 뒤 후속 양산과 추가 협력을 모색하고, 미국 내 공동 마케팅과 미 정부 대상 판촉 활동도 함께 진행한다.

이번 협력 대상인 비궁은 국방과학연구소와 미 해군항공무기연구소의 공동 연구에서 출발했다. 2012년부터는 예산 문제 등으로 한국이 단독으로 체계개발을 진행했으며, 개발은 LIG D&A(당시 LIG넥스원)가 참여한 가운데 2016년 완료됐다. 적외선 영상(IIR) 탐색기를 탑재해 주야간 운용과 ‘발사 후 망각’ 방식의 자동 추적이 가능하다. 해병대가 노후 해안포를 대체하는 전력으로 운용 중이다.

LIG D&A는 2018년부터 비궁의 미국 시장 진입을 추진했다. 첫 단계는 동맹국 무기체계를 평가해 미국의 획득 사업과 연계하는 미 국방부 해외비교시험(FCT)이었다. 비궁은 2019년 FCT 대상으로 지정됐고, 같은 해 10월 안흥시험장 사격에서 10발이 모두 표적에 명중했다. 이후 단계별 시험을 거쳐 2024년 7월 하와이 해역 최종 시험에서도 무인수상정에서 발사한 6발 전량이 표적을 맞혔다. 5년간 이어진 FCT 전 과정의 명중률은 100%다.

시험평가와 함께 사업 기반 구축도 진행됐다. LIG D&A는 2023년 10월 미 해군의 소요 제기를 위한 활동에 착수했다. 올해 4월에는 미국 현지법인 ‘LIG Defense U.S. Inc.’를 세우고, 미 태평양함대 수상전력사령관을 지낸 리치 브라운 예비역 해군 중장을 수석 고문으로 영입했다. 6월에는 파이어호크와 70~140mm급 전술무기용 고체로켓모터 공동 개발·생산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번 TA는 MOU 범위 안에서 비궁을 협력 대상으로 특정한 것이다.

추진체계를 현지 기업과 개발하는 것은 미국 조달 규정과 직결된다. 미국 정부와 군에 무기를 공급하려면 현지 생산 비중을 요구하는 ‘바이 아메리카’ 규정 등을 충족해야 한다. 핵심 부품을 미국 기업이 맡으면 비궁을 수입 무기가 아닌 미국 내 생산 기반을 넓히는 사업으로 제안할 수 있다.

미국 정부가 탄약 공급망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협력 여건을 뒷받침한다. 미 육군은 지난 8월 4개사와 기타거래권한(OTA) 협정을 맺고 2.75인치 무유도 로켓 ‘Hydra-70’의 공급업체 다변화에 착수했다. 파이어호크도 그중 한 곳이다. 이 회사는 미시시피주 공장에서 생산한 Hydra-70 6발을 실사격해 모두 성공했다. 같은 달에는 미 국방부 산업기반 강화 사업을 통해 155mm 포탄용 추진제 생산을 확대하는 2400만달러 규모 계약도 확보했다.

LIG D&A가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미 육군 방산전시회 AUSA에서 파이어호크와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의 추진체계 개발 협력을 위한 TA(Teaming Agreement)를 체결했다. 체결식에 양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백형식 LIG D&A 해외사업부부문장(앞줄 오른쪽)과 브래드 슈나이더 파이어호크 CFO(앞줄 왼쪽)가 악수하고 있다.<사진=LIG D&A>

파이어호크와 협력하는 국내 방산업체는 LIG D&A만이 아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자회사 한화디펜스USA는 지난해 11월 파이어호크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국내 방산업체 두 곳이 동일한 미국 추진제 기업을 협력 파트너로 둔 구도다.

제품 측면에서 비궁의 경쟁 상대는 BAE시스템스의 ‘APKWS’다. 미군은 이 반능동 레이저 유도 키트를 Hydra-70에 장착해 유도로켓으로 운용한다. BAE는 미 해군과 최대 17억달러 규모의 5년 계약을 맺었고, 올해 초 10만 번째 키트를 납품했다.

두 제품의 차이는 유도 방식이다. APKWS는 명중 시점까지 레이저로 표적을 계속 조사해야 하지만, 비궁은 탐색기가 종말 단계에서 표적을 스스로 추적한다. 다수의 소형 고속정에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해상 작전에서 운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구조다. 다만 BAE도 올해 미 공군과 최대 1억4500만달러 규모 계약을 맺고 적외선 유도를 더한 APKWS 대드론 체계 개발에 착수한 만큼 유도 방식을 둘러싼 경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협약으로 미국 내 생산이나 미군 납품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실제 계약까지는 미 해군의 소요 제기와 예산 확보, 계약 검증 절차가 남아 있다. 국내에서는 방위사업청이 지난 20일 뇌물·원가 부정 사건과 관련해 LIG D&A에 24개월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을 내렸으며, 회사는 집행정지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백형식 LIG D&A 해외사업부부문장은 “과거 한미 양국이 뜻을 모아 개발을 추진한 비궁을 다시금 미국 기업과 함께 개발해 나간다는 점이 무척 뜻깊다”며 “양사 간 협력이 좋은 성과를 거두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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