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의존도 90% 육박한 우리금융지주, ‘롯데손보 인수’ 속도 낼까

시간 입력 2024-05-03 07:00:00 시간 수정 2024-05-02 18: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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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비은행 기여도 10.4% 불과, 전년보다 소폭 하락
경쟁사 평균 40%대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
롯데손보 매각 예비입찰 참여…가격 조율 관건

우리금융그룹의 실적 은행 의존도가 올 들어 더욱 심화됐다. 이에 비은행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임종룡 회장의 전략이 한층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임종룡 회장은 증권, 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고 비금융 분야에서도 새로운 미래먹거리를 찾는 등 그룹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에 과도한 예산지출은 자제한다는 내부 방침이 수립된 만큼 올해 인수합병(M&A) 역시 ‘옥석 가리기’ 수준에서 진척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우려도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14곳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 총합은 88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당 회사별 지배기업지분 순이익을 단순 합산한 수치다.

이 중 7897억원의 순익을 올린 우리은행을 제외한 비은행 계열사 13곳의 순익은 917억원으로 나타났다. 순익 기여도로는 10.4% 수준에 불과하다.

전년도 같은 시점 우리은행에서 8617억원, 비은행 계열사 13곳(2023년 1분기 편입된 우리벤처파트너스 제외)에서 1029억원 등 총 9646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데 따라 비은행 계열사의 순익 기여도가 10.7%였던 것과 비교하면 0.3%포인트 하락했다.

현재 여타 지주사의 비은행 기여도가 최대 66.6%, 평균 40%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이다.

이는 우리은행의 순익이 전년 동기 8617억원보다 8.4%포인트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은행 계열사의 합산 순익 역시 10.9% 뒷걸음질 친 데 따른 결과다.

특히 주요 비은행 계열사인 우리카드가 작년 1분기 458억원에서 올 1분기 288억원으로 순익이 37.1% 줄어들고 같은 기간 우리캐피탈이 393억원에서 330억원, 우리자산신탁이 177억원에서 80억원 등으로 각각 16.0%, 54.8% 감소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3월 취임한 임종룡 회장이 ‘미래성장 추진력 강화’ 차원에서 추진 중인 비은행 사업 강화 전략이 암초를 맞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포스증권의 인수 합병이 임박한 상황인 만큼 후속 M&A 대상이 롯데손보가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역시 실적 정체를 겪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 더욱 적극적인 M&A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은 ‘펀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한 뒤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하는 계획을 추진하는 데 이어 최근 롯데손해보험 매각과 관련해서도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상태다. 미 보유 중인 증권과 보험 포트폴리오를 확충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다만 우리금융이 과도한 가격은 지불하지 않겠다는 기본 원칙을 수립한 만큼 롯데손해보험 인수는 소극적일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담당 부사장(CFO)은 지난달 26일 진행된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험업 등 미진출 업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추진하더라도 과도한 가격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가격에 대한 이슈, 자본 비율 부담 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만큼 언론에서 언급되는 가격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롯데손보의 몸값은 2~3조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 1조2000억원과 계약서비스마진(CSM) 2조3000억원을 합쳐 추산한 금액이다. 여기에서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의 지분율 77.04%를 감안하면 최소 2조원 이상에는 매각돼야 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우리금융이 고려 중인 매입가는 1조원대 수준으로 알려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경우 현재 1조8000억원 수준의 여유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지만 증권사 확충이 우선이었던 만큼 롯데손보를 무리해서 인수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라며 “가격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경우 발을 뺄 가능성도 높다”고 예측했다.

한편 롯데손보 인수전에는 우리금융을 비롯해 블랙록, 블랙스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PEF)들이 다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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