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삼성물산·현대건설,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공사비 증액 요구

시간 입력 2024-02-23 17:45:00 시간 수정 2024-02-23 17: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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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4구역·반포주공1·진주 아파트 등
건설업계 “원자잿값‧인건비 상승 영향”
2021년 이전 계약한 사업장 대상 증액

서울시 내 재건축 사업 현장. <사진=연합뉴스>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에 따라 공사비가 증가하면서 시공사로부터 공사비 증액 요청서를 받는 도시정비사업장이 늘었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지난달 31일, 착공을 앞둔 고척4구역 재개발 조합 측에 3.3㎡당 713만원의 공사비를 제시했다. 이는 2020년 계약 당시 3.3㎡당 공사비 447만원과 비교해 59.5% 증가한 규모다. 대우건설과 조합 측은 현재까지 공사비 증액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인 상태다.

대우건설 측은 “평당 447만원의 공사비로는 도저히 공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적자 공사를 피하고 최소한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제시한 금액이 713만원”이라고 했다.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도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에 3.3㎡당 공사비 823만원을 제안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시공단이 요청한 공사비 인상안 889만원과 비교하면 약 7% 줄어든 금액이지만, 계약 당시 공사비 3.3㎡당 510만원과 비교하면 61.3% 증가했다.

이 사업장은 2020년 12월 착공이 진행됐지만 2021년 공사부지에서 백제 주거지 흔적이 발견되면서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착공 후 공사기간도 기존 35개월에서 42개월로 길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문화재 발굴과 원자잿값 인상 등에 따라 조합 측에 823만원의 공사비를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준공은 2025년 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반분양 일정에 대해선 확답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내달 착공 예정인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재건축 조합에 3.3㎡당 공사비 829만원 인상을 요청했다. 당초 2019년 5월 3.3㎡당 548만원에 계약한 것과 비교하면 약 57% 오르는 것이다. 공사기간도 착공 후 34개월에서 44개월로 늘었다.

이 사업장은 반포동 일원 2120가구와 상가를 허물고 약 50개 동, 5000여 세대 아파트를 새로 짓는 대규모 사업이다. 현대건설의 공사비 증액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총 공사비는 기존 2조6363억원에서 4조775억원으로 증가한다.

이 외에도 현대건설은 부산 진구 범천1-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 측에도 2020년 수주 당시 3.3㎡당 539만9000원이었던 공사비를 926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정비업계는 이 같은 공사비 증액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공사 비용도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공사비 관련 지표인 건설공사비 지수는 2020년 말부터 2023년 말까지 25.8% 증가했으며 중간재건설용 물가는 같은 기간 35.6%까지 올랐다.

일각에선 시공사와 조합이 계약 전부터 차후 예상되는 위험 요인들을 모두 담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건설업계 전문가는 “시공 계약 시에는 지금까지 오른 물가도 반영하지만 앞으로 오를 물가도 감안해 계약을 진행해야 한다”며 “시공사 역시 일감을 늘리기 위해 무분별하게 계약을 진행할 경우, 향후 공사비를 크게 증액해야 하거나 나아가 공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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