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임박한 현대엘리베이터…행동주의 펀드 압박에 ‘촉각’

시간 입력 2024-02-26 07:00:00 시간 수정 2024-02-23 17:34:03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KCGI, 자사주 소각‧감사위원 선임 절차 개선 등 요구  
2대 주주 쉰들러와 연대 가능성도…주총이 분수령 될 듯

현대엘리베이터 사옥 전경. <사진제공=현대엘리베이터>

현대엘리베이터의 3월 정기 주주총회가 임박하면서 행동주의 펀드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자사주 소각과 감사위원 선임 절차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어 주총에서 양측 간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가 KCGI자산운용의 타깃이 된 시점은 지난해 8월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3% 가량을 보유 중인 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에 주주 서한을 보내며 본격적인 주주 행동주의에 나섰다.

KCGI자산운용은 당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이사회의 분리로 합리적인 지배구조를 확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감사위원회가 견제와 감시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취득한 자사주의 악용 가능성을 지적하며,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의 전량을 소각할 것도 요구했다. 당시 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가 2.97% 규모의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처분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현대엘리베이터가 현재 7.64%에 달하는 기보유 자사주를 전량 소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현대엘리베이터는 향후 당기순이익의 50% 이상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최저배당제 시행 등 주주들에게 안정적인 배당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내놨다. 현 회장은 2004년 3월 이사회에 합류한 지 약 20년 만에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내려오기까지 했다.

KCGI자산운용은 “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라고 평가하면서도 “주요 주주로서 향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필요한 주주제안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주총에서도 이와 유사한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노리는 2대 주주 쉰들러와의 연대 가능성도 존재한다. 쉰들러는 다국적 승강기 업체로, 지난해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에 눈독을 들이며 경영권 확보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당시 현 회장을 대상으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받은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2700억원의 배상금을 강제집행해 경영권을 가져오려고 했다. 하지만 현대엘리베이터의 배상금 지급이 신속히 이뤄지며 실패로 돌아갔다.

최근에는 주총을 앞두고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조금씩 매각하면서 영향력이 점차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로 남아 있는 상태다. 쉰들러는 지난 20일 기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0.07%를 추가로 매각해 현재 11.25%를 보유 중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행동주의 펀드 여러 곳이 뭉쳐서 한 기업을 공격하는 ‘울프팩(늑대 무리) 전략’이 향후 본격화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환경들로 인해 향후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확대 등 보다 강화된 주주환원 확대정책 등이 보다 더 탄력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