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 삼성물산에 ‘배당 확대’ 주주제안…“투자재원 확보 어렵다” 우려

시간 입력 2024-02-22 07:00:00 시간 수정 2024-02-21 17: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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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주 4500원·우선주 4550원·자사주 5000억원 매입 제안
이사회안 보다 배당금 76.5%·75% 높아…“경영상 부담”

삼성물산 깃발. <사진=연합뉴스>

삼성물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환원 강화에 대한 행동주의펀드 연합의 입김이 세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내달 15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영국계 자산운용사 시티오브런던 등 5곳이 주주제안으로 올린 ‘자사주 소각’과 ‘현금배당’ 안건을 상정했다.

시티오브런, 미국계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 등 5곳은 행동주의펀드 연합으로 주주제안에 참여했다. 이들은 삼성물산에 △보통주 1주당 4500원 배당 △우선주 1주당 4550원 배당 △2024년까지 5000억원의 자사주 매입 등을 제안했다.

삼성물산 이사회는 △보통주 1주당 2550원 △우선주 1주당 26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총액 10.9% 증가한 규모이며 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한 삼성물산 잉여현금흐름의 4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삼성물산 이사회가 결정한 배당과 비교하면 행동주의펀드 연합의 배당 안건이 보통주 76.5%, 우선주 75% 많은 수준이다.

행동주의펀드 연합의 제안대로 배당금이 오를 경우, 총 주주환원 규모는 총 1조2364억원이다. 이는 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한 삼성물산의 잉여현금흐름 100%를 초과하는 금액이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은 최근 공시를 통해 행동주의펀드의 주주환원 강화요구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삼성물산 측은 “당사가 수립한 3개년 주주환원정책(2023~2025년)을 크게 초과하는 내용으로, 경영상 부담이 되는 규모”라며 “해당 규모의 현금 유출이 이뤄진다면 회사는 미래성장동력 확보 및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체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물산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주식 전량을 소각하기로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관계사 배당 수익의 60~70%를 주주에게 환원, 자사주를 5년에 걸쳐 소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소각기간은 3년으로 단축했다.

삼성물산이 이번에 소각하게 될 자기주식은 보통주 총 781만주(지분율 4.2%)와 우선주 전량 16만주(지분율 9.8%)다. 이는 삼성물산 자기주식의 3분의 1 수준이다. 삼성물산 측은 매년 3분의 1씩 추가로 자기주식을 소각해 2026년까지 보유 자기주식 전량을 소각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공시를 통해 행동주의펀드 연합의 제안에 반대하는 의결권을 회사에 위임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행동주의펀드 연합의 제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전망한다. 펀드연합의 지분합계는 1.46%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단기간에 행동주의펀드 연합의 제안을 반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인 차원에서 주주환원에 대한 요구는 지속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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