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 맞은 편의점] ①‘사양산업’ 소리 듣던 편의점, 유통 트렌드 주도

시간 입력 2023-05-15 07:00:01 시간 수정 2023-05-15 04: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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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규모 2010년 8조원에서 2021년 20조원 급성장
편의점 4사 매출도 2020년 이후 3년 연속 성장 중
영업시간 제한 없고 소포장 가능해 찾는 소비자 늘어

편의점이 국내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담뱃가게’ 취급을 받기도 했지만 지난 3년간은 매출이 대형마트를 앞지를 정도로 커졌다. 최근 고물가 심화로 가성비를 앞세운 편의점 상품들은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다. 여기에 1인 가구 증가와 같은 인구의 구조적 변화도 편의점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있다. 유통 업계에서는 당분간 편의점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편의점들은 이 기세를 몰아 앞다퉈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자체 제품이나 협업 제품 등을 출시하고 있다.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편의점 업계를 3회에 걸쳐 알아본다. <편집자 주>

과거 ‘사양산업’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편의점 업계가 확 달라졌다. 편의점은 ‘담배가게’ 취급 받던 골목가게에서 유통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는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1인 가구 증가, 고물가 등 다양한 영향으로 인해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그 결과, 시장 규모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0년 8조원대였던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는 지난해 20조원을 훌쩍 넘겼다.

◇국내 편의점 4사 매출, 코로나19 이후 3년 연속 증가

국내 주요 편의점 4사 매출은 한 업체도 빠짐없이 최근 3년 연속 꾸준히 증가해왔다. 편의점 4사의 전체 매출은 지난해 기준 22조2648억원이다. 2020년 18조8337억원이었던 4사 매출 규모는 2021년 20조1689억원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편의점 업계 1위인 GS25를 운영하고 있는 GS리테일의 편의점 사업 매출 규모가 7조7800억원으로 2010년 국내 편의점 업계 시장 규모와 맞먹을 정도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한 2020년 이후, GS리테일 편의점 사업 부문의 매출은 △2020년 6조9715억원 △2021년 7조2113억원 △2022년 7조7800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GS25를 바짝 뒤쫓고 있다. BGF리테일의 별도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7조5777억원으로 2년 전인 2020년(6조1678억원) 대비 22.9% 증가했다. 1년 전인 2021년(6조7620억원)과 비교하면 12.1% 성장한 수치다.

세븐일레븐 운영사인 롯데계열 코리아세븐의 별도 기준 매출도 △2020년 4조683억원 △2021년 4조2778억원 △2022년 4조7891억원으로 증가해왔다.

후발주자이지만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는 신세계그룹 이마트24의 별도 기준 매출은 △2020년 1조6261억원 △2021년 1조9178억원 △2022년 2조118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편의점 업계 매출액 1위인 GS25의 홍대몬스터점 매장 전경. <사진=GS리테일>
국내 편의점 업계 매출액 1위인 GS25의 홍대몬스터점 매장 전경. <사진=GS리테일>

◇대형마트까지 추월한 편의점, 국내 오프라인 유통 시장 2위 등극

2020년과 2021년 사이에는 편의점이 대형마트 매출을 추월하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계 매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인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SSM 등 총 5개로 구분된 유통 업태에서 편의점 비중이 2021년 기준 15.9%로 대형마트(15.7%)를 추월했다.

2020년까지만해도 대형마트 17.9%, 편의점 16.6%를 기록했는데, 불과 1년 새 역전된 것이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편의점 비중이 16.2%, 대형마트 14.5%로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

편의점이 급성장하며 대형마트를 추월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이동일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가장 큰 요인을 가구 구조의 변화로 분석했다.

이 교수는 “가구 구조가 독거 위주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어서 독거 가구의 수요 구조에 더 맞는 형태로 쇼핑 형태가 바뀌어 나가고 있는 중이다”라면서 “따라서 4인 가족 중심의 대포장을 중심으로 한 대형마트보다는 단독 가구 수요에 맞는 소포장을 주로 취급하는 편의점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과거 편의점이 대형마트보다 더 비싸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최근엔 꼭 그렇지만은 않다. 편의점들이 잇따라 고물가 시대에 대응하는 가성비 제품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3~4인 가구 기준의 제품을 선보이는 대형마트와 달리 편의점들은 1인 가구에 적합한 소포장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1인 가구 기준으로는 가격적인 측면에서 더 낫다는 분석이다.

또 영업시간과 같은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가 편의점에게는 득이 되기도 했다.

이동일 교수는 “대형마트는 지난 몇 년 간 영업시간에 대한 규제를 받아왔기 때문에 영업시간이 훨씬 더 긴 편의점에 비해서 점포의 전체 효율성을 최적화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제한된 영업 시간 안에서 상품 구성에 대해서 운영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을 피하고자 하는 코로나19 당시 소비자들의 심리도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한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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