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호황’ 지주계 저축은행...대출규제에 성장판 닫히나

시간 입력 2021-08-17 07:00:10 시간 수정 2021-08-18 09:23:11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대출 강화로 자산·순익 고속성장
금융당국 저축은행 가계대출 급증에 ‘예의주시’

금융지주계 저축은행들이 올해도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주사와 시너지로 대출에서 큰 성과를 낸 덕분이다. 하반기도 중금리 대출을 중심으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나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도 대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 계열의 저축은행인 KB·신한·하나·우리금융·NH저축은행 등 5개사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55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483억원 대비 15.3% 증가했다.

하나저축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 69억원에서 올 상반기 132억원으로 91.3% 증가했고, 우리금융저축은행도 60억원에서 93억원으로 55.0% 늘었다. NH저축은행도 101억원에서 115억원으로 13.9% 증가했다.

KB저축은행과 신한저축은행은 140억원, 77억원으로 순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22.2%, 5.4%씩 감소했지만 자산 규모나 수익성 면에서는 성장했다. 올 상반기 말 KB저축은행과 신한저축은행의 자산은 2조3458억원, 2조3135억원으로 1년 새 51.3%, 40.6%나 늘었다.

지주계 저축은행의 성장은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2금융권인 저축은행이 대출 수요를 흡수한 영향이 컸다. 특히 지주계 저축은행은 그룹 내 시중은행과 연계한 대출영업이 가능해 유리한 데다 고신용 차주를 확보하는데 있어서도 장점이 있다.

하반기도 중금리 대출을 중심으로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최근 지주계 저축은행들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했고 이를 바탕으로 중금리 대출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다. 하나저축은행은 지난달 약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우리금융저축은행도 지난 5월 약 1000억원의 실탄을 확보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최대 변수다. 현재 시중은행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40%로 제한됐는데 저축은행은 이보다 느슨한 60%가 적용되고 있어 규제차익을 통해 저축은행이 대출을 확대할 수 있었다.

최근 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자 금융당국이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 2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전보다 5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6월 3조9000억원보다 증가폭이 2조원 가량 확대된 수치다.

현재 금융당국은 이 같은 풍선효과 최소화 방안으로 저축은행에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를 제시하며 올해 증가율을 21.1% 수준으로 관리하도록 감독 중이다. 개별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늘어난 수요를 제어하고자 심사를 강화하거나 한도를 낮추는 수단을 택할 수 밖에 없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 당국이 DSR 규제 강화라는 카드를 2금융권에 적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을 강화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부의 대출 규제나 중금리 대출 시장 경쟁심화 등으로 속도는 이전보다 다소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