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열관리, 이익은 타이어”…한국타이어의 사업 구조 재편

시간 입력 2026-08-14 07:00:00 시간 수정 2026-08-14 17:23:08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열관리, 2분기 매출서 타이어 첫 추월
영업이익 86%는 여전히 타이어가 주도
증설 투자·원자재 반등에 하반기가 변수

한국타이어 본사 테크노플렉스 외관.<사진제공=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열 에너지 관리 솔루션 기업인 한온시스템을 인수한 지 1년 반 만에 사업 구조 재편의 방향을 가늠할 실적이 나왔다. 외형은 열관리 부문으로 넘어갔고, 수익성은 여전히 타이어 부문이 주도하는 구도로, 인수 효과가 숫자로 확인되기 시작했다. 다만 증설 투자 부담과 원자재 가격 반등은 하반기 실적을 누를 변수로 남아 있다.

14일 한국타이어 경영실적 분석 결과, 이 회사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6825억원, 영업이익 5591억원, 영업이익률 9.8%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1% 늘었다. 이 실적을 타이어와 열관리 두 부문으로 나눠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의 무게중심이 서로 엇갈린다.

◇매출 역전에도 이익은 타이어가 주도…인수 효과는 개선세

올 2분기 열관리 시스템 부문 매출은 2조8752억원으로 타이어 부문(2조8073억원)을 679억원 앞섰다. 한온시스템 인수 이전인 2024년까지는 나타나지 않던 구도다.

이익 기준으로는 순서가 뒤바뀐다. 타이어 부문 영업이익은 4832억원, 열관리 부문은 1037억원으로 타이어 부문 영업이익이 열관리 부문의 4.7배에 달한다. 연결 조정을 반영한 연결 영업이익 5591억원에서 타이어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86%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타이어 부문 17.2%, 열관리 부문 3.6%로 격차가 크다.

차이의 배경은 원가 구조를 꼽을 수 있다. 타이어 부문 매출원가율은 63%인 반면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열관리 부문은 89.1%에 달한다. 열관리가 외형을, 타이어가 수익성을 담당하는 분업 구조다.

인수 당시 시장의 평가는 회의적이었다. 한국타이어가 그룹 차원에서 약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세계 2위 열관리 기업의 지분 54.77%를 확보한 지난해 초만 해도 증권가에선 대규모 현금 유출과 시너지 불확실성을 근거로 인수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열관리 부문은 인수 직전인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률이 2.2%에 머물렀고, 경상손익은 256억원 적자였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올 2분기 지표는 개선됐다. 열관리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1037억원으로 전년 동기(643억원) 대비 61.2% 늘었고, 경상손익은 853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률도 3.6%로 상승했다. 재료비·운송비 관리, 관세 리커버리 효과, 유럽 프리미엄 고객사 물량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전기차용 부품을 포함한 xEV 매출 비중은 31%까지 올라왔다.

재무 지표도 나아졌다. 연결 부채비율은 1년 전 101.1%에서 84.7%로 낮아졌고, 유동비율은 148%에서 155.6%로 올랐다. 한온시스템이 지난해 9월 9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한 영향이 컸다. 다만 이 자금은 대부분 차입금 상환에 쓰여 자본을 늘리기보다 부채를 줄이는 데 집중됐다. 열관리 부문 단독 부채비율은 157.2%로 타이어 부문(43.2%)과 여전히 차이가 크다. 인수와 증설에 따른 자금 부담이 아직 다 해소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한온시스템 CI.<사진제공=한온시스템>

◇두 시장에서 동시 경쟁…증설·원가 변수는 과제로

한국타이어는 이제 성격이 다른 두 시장에서 동시에 경쟁하는 회사가 됐다. 타이어 부문의 경쟁 상대는 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와 글로벌 업체인 미쉐린·브리지스톤 등이다. 일단 2분기 타이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8%, 39.5% 증가하며 국내 경쟁사를 앞섰다. 같은 기간 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은 4% 늘어난 1822억원, 넥센타이어는 미국 반덤핑 관세 최종판정 여파로 19.5% 감소한 343억원이었다. 원자재·운임·관세라는 공통 악재 속에서 미국 테네시 공장의 생산능력과 고인치·전기차 타이어 비중이 실적을 갈랐다.

열관리 부문의 경쟁 상대는 완전히 다르다. 세계 1위 업체인 덴소와 독일 말레, 프랑스 발레오, 미국 보그워너 등 글로벌 부품사가 상위권을 꿰찬 시장에서 한온시스템은 세계 2위를 지켜 왔다. 전동화 전환은 이 부문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연기관차에서 실내 냉난방에 한정됐던 열관리는 전기차에서 배터리 온도 제어와 열 재활용을 통해 주행거리·충전 성능을 좌우하는 기술로 확대됐다. 고객사는 현대차그룹의 비중이 48%로 가장 크고, 폭스바겐그룹(12%), 포드(11%), GM(6%), BMW(5%) 등으로 분산돼 있다. 지역별로도 유럽 35%, 한국 27%, 미주 27%로 편중이 크지 않다.

한국타이어의 전략은 타이어 부문의 현금 창출력으로 열관리 부문의 성장 자금을 조달하고, 열관리 부문의 외형으로 그룹 전체 규모를 키우는 것이다. 회사는 올해 타이어 부문 목표로 승용차·경트럭용 타이어(PCLT) 내 18인치 이상 매출 비중 51% 이상, 전기차 타이어 판매 비중 33% 이상을 제시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각각 49.3%, 30.7%로 목표에 근접했다.

주주환원 정책도 이런 방향에 맞춰 설계됐다. 회사는 올해 중간배당을 주당 900원으로 결의했다. 전년도 중간배당(800원) 대비 12.5% 늘어난 수치다. 2027년 사업연도까지 배당성향을 35% 수준으로 점진 확대하는 계획도 유지 중이다. 배당성향 산정 기준은 타이어 부문의 조정 순이익이다. 열관리 부문은 아직 배당 재원이 아닌 투자 대상이라는 뜻이다.

하반기 변수는 남아 있다. 미국 테네시 공장과 유럽 헝가리 공장 증설에 따른 설비투자가 당분간 이어지고, 2분기 실적에 반영된 한온시스템 인수 관련 무형자산상각비(PPA)는 279억원, 상반기 누적으로는 558억원이다. 원자재 가격도 부담 요인이다.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가격은 2분기 각각 톤당 2179달러, 1790달러 수준으로 올랐으며, 시차를 두고 하반기 원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타이어 측은 “미국 테네시 공장과 유럽 헝가리 공장 증설을 기반으로 글로벌 공급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글로벌 신차용 타이어 공급 확대를 통해 시장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