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롯데·한화, 중동 전쟁발 ‘불가항력’ 우려↑…화학 업계 공급 문제 비화하나

시간 입력 2026-03-13 16:56:32 시간 수정 2026-03-13 16: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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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학 업계,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원재료 확보 ‘비상’
나프타 재고 2주분 남짓…수급 못할 시 셧다운 가능성

여천NCC 제2공장. <사진=여천NCC>

국내 주요 화학 기업들이 중동 전쟁 여파로 제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불가항력(FM)’에 대해 심히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장기화하면서 원재료인 나프타 수급에 비상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당장 다운스트림 제품인 폴리에틸렌(PE)이나 가소제 등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동 전쟁이 더 길어진다면 화학 산업 전반에 걸쳐 공급 문제가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여천NCC의 공급 불가항력 선언 이후, 최근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주요 화학 업체들은 일부 화학 제품에 대한 불가항력 가능성이 있다고 고객사들에게 전달했다.

불가항력은 전쟁 등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으로 계약을 이행하기 어려울 때 선언하는 것으로, 책임을 면하거나 유예 받을 수 있는 조처다.

우리나라는 중동산 나프타 수입 비중이 높다. 전체 수입 물량의 절반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친다. 그러나 중동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핵심 원재료인 나프타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화학 업체들은 7일에서 14일 정도의 나프타 재고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기 이전의 선박들도 한국으로 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는 버틸 수 있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문제는 중동 전쟁 장기화로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통과하지 못하게 되면, 나프타 수급에 적신호가 켜진다는 점이다. 나프타를 확보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셧다운까지도 검토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국내 화학 업체들은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나프타 재고를 토대로 공장을 최대한 오래 가동할 수 있는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전쟁이라는 천재지변으로 인해 현재 나프타 재고를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며 “이에 당장 PE, 가소제 등의 다운스트림 제품을 중심으로 공급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 바다를 지나는 유조선. <사진=연합뉴스>

한편 국내 화학 기업들이 정부의 화학 산업 재편 기조에 발맞춰 에틸렌 감축을 진행 중이었던 만큼, 이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로 감산 속도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나프타 가격은 지난달 27일 640달러에서 이달 9일 1009달러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에틸렌 가격도 지난달 27일 680달러에서 이달 6일 860달러로 크게 뛰었으나, 나프타보다 낮은 탓에 수익성을 제고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주요 화학 업체들은 에틸렌 감산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경기에 따라 실적이 등락했던 사이클 구조가 다시 반복되길 바라긴 어렵다”며 “공급망 불확실성과 원재료 값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에틸렌 감축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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