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SK온 시작으로 실적 시즌 개막
4분기 배터리 3사 모두 영업손실 유력
中 저가 공세 속 로봇·ESS 신시장 발굴

(왼쪽부터)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 삼성SDI 헝가리 공장, SK온 헝가리 공장 전경. <사진= 각사>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한파로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가 지난해 4분기 일제히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침체, 저가 공세로 점유율을 높인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실적에 부담을 줬다는 평가다. 다만, 전기차 수요 둔화가 점차 완화되고, 로봇·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면서, 올 상반기 바닥을 다지고 재도약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다음주부터 실적 발표에 돌입한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는 곳은 SK온으로, SK이노베이션의 실적 발표와 함께 시장에 4분기 실적을 공개하게 된다. 뒤이어 잠정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이 오는 29일, 삼성SDI는 달을 넘긴 2월 2일에 콘퍼런스콜을 통해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해 4분기 배터리 3사는 동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3사 중에서 가장 먼저 잠정 실적을 공시한 LG에너지솔루션은 천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로 3328억원을 반영하지 않으면 4548억원대의 영업손실이 예고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나선 SK온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SK온은 실적 부진으로 인한 운영 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전기차 수요 둔화 등의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SK온은 포드와의 합작법인을 청산해 켄터키주 1·2공장을 포드에 넘기고, 테네시 1공장을 단독 운영한다.
삼성SDI는 3사 중에서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3076억원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수천억원 규모의 IRA AMPC 보조금을 반영한 것과 달리 삼성SDI는 지난해 1분기(1094억원)를 제외하면 수백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반영하는데 그쳤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실적 부진은 중국 배터리 업체의 저가 공세도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업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 배터리를 앞세워 중국 본토를 넘어 미국·유럽 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400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5% 늘었다. 같은 기간 BYD도 175.2GWh로 31.3% 증가했다.
중국 업체의 선전과 달리 국내 배터리 3사는 점유율을 빼앗기는 양상이다. 배터리 3사의 지난해 1~11월 점유율은 37.1%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P(포인트) 줄었다. 3사 중에서 삼성SDI의 경우, 배터리 사용량이 마이너스로 전환하기도 했다. 해당 기간 27.1GWh를 기록하면서 5.1% 감소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삼원계 배터리가 중국 배터리 업체가 주력으로 내세운 LFP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는 우위에 있지만, 가격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중국 배터리 업체는 단점으로 꼽힌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셀투팩(CTP) 등의 기술을 도입해 중저가형 전기차 모델용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자동차·기아 로보틱스랩의 서비스 로봇 달이(DAL-e). <사진=삼성SDI>
국내 배터리 3사는 이와 같은 시장 변화 속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중 하나로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춘 로봇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 ‘월드 로보틱스 2025’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는 54만2000대에 달했다. 연간 설치량이 4년 연속 50만 대를 넘기는 등 꾸준히 수요가 뒷받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로봇용 제품으로 삼원계 배터리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CES 2026에서 큰 관심을 받은 현대차의 ‘아틀라스’와 같이 휴머노이드 로봇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삼원계 제품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LFP 배터리는 가격 경쟁력과 안정성은 높지만, 삼원계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고 무게가 무겁다는 한계가 분명하다. 반면 삼원계 배터리는 휴머노이드 로봇처럼 고출력, 경량화를 요구하는 상황에 최적화돼 있다. 지난 인터배터리 2025에서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자동차·기아 로보틱스랩의 서비스 로봇 달이(DAL-e)를 공개한 바 있다.
로봇만큼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춘 시장 중 하나가 ESS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확대와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인한 전력계통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ESS가 필수적이다.
이에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올해 ESS 사업을 확대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홀랜드 단독 공장에서 ESS용 배터리 생산 중이다. 오는 2027년경에는 국내 오창에서도 ESS용 배터리 생산에 돌입한다.
삼성SDI는 울산에서 ESS용 배터리를 생산해 오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서 ESS용 배터리 생산을 추진 중이다. 삼성SDI는 미국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에서 ESS 생산을 위한 라인 전환에 나섰다.
SK온도 빠르게 ESS용 배터리 생산 라인을 확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산이, 미국에서는 조지아가 주요 생산 거점이 될 전망이다. SK온은 서산에서 국내 최대 규모인 3GWh 규모의 ESS용 배터리 생산 라인을 구축할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조지아 전기차용 라인을 ESS용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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