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석화, 구조개편 ‘치킨게임’ 한창인데…에쓰오일, 설비확충 ‘엇박자’

시간 입력 2025-12-24 17:42:13 시간 수정 2025-12-24 17: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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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힌 프로젝트로 320만톤 규모 증설
울산 내 에틸렌 생산능력 약 2배 확대
외국 최대주주 사회적 책임 외면 우려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자발적인 ‘치킨게임’에 돌입한 가운데, 한편에서는 일부 기업들이 증설을 지속하거나 사업재편 논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에틸렌 등 주요 범용제품 감산의 큰틀만 제시된 상황에서, 일부 업체들이 감산에 소극적으로 나서거나 오히려 증산에 나설 경우, 차칫 구조개편의 기조도 약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24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가 최대주주로 있는 에쓰오일은 내년 중으로 샤힌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범용 화학 제품인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등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게 된다.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연간 320만톤 규모의 석유화학제품을 추가로 생산하게 된다. 이는 주요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꾸기 위한 것으로, 에쓰오일의 석유화학제품 생산비중이 기존 12%에서 25%로 확대될 전망이다.

에쓰오일 입장에서는 화학제품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이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국내 석유화학 설비 감축 기조와는 역행하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8월 국내 설비 감축 목표로 최소 270만톤에서 370만톤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에쓰오일이 당초 목표대로 샤힌 프로젝트를 실행할 경우, 감축 효과는 상쇄되고 오리혀 생산규모가 늘어나게 된다.

실제,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가 내년부터 본격화 될 경우, 에틸렌 제품 기준으로 울산 산단 내 생산량이 2배 이상 늘어난다. 특히 샤힌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에틸렌 생산능력은 올해 18만톤 수준에서 내년에는 198만톤으로 확대된다. 이는 울산 산단 기준으로 올해 174만톤에서 354만톤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석유화학 업계는 그동안 수년간 적자에도 나프타분해시설(NCC) 등의 기초 설비를 포기하지 않고 버티기 전략을 고수해왔다. 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에 크고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러나 개별 기업들이 이같은 기조를 포기하고 설비 감축을 위한 사업재편안을 논의 중인 가운데, 에쓰오일이 반대로 증산 기조를 지속할 경우,  국내 기업들의 반발이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 화학업체들은 국내 업체간 치킨게임을 벌이는 상황에서, 자칫 에쓰오일이 자본력을 앞세워 국내 석휴화학 시장에 무혈입성 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 석화기업을 대상으로 자구안을 제출받고,  “다른 기업의 설비감축 혜택만을 누리려는 무임승차 기업에게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따라서, 정부가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자발적인 감축을 주문한 상황에서, 에쓰오일이 어떤 고통분담 카드를 제시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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