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V 전략’ 다시 짜는 현대차그룹…AVP본부 새 수장은?

시간 입력 2025-12-10 07:00:00 시간 수정 2025-12-09 17:22:57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AVP본부·포티투닷 인사·조직 개편 단행 전망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추교웅 전 부사장 물망
자율주행 기술 개발…속도보다는 안전에 초점

지난 8월 20일 경기도 판교 소프트웨어드림센터 사옥에서 열린 ‘Pleos SDV 스탠다드 포럼’에서 송창현 현대차그룹 AVP본부장(사장)이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인사에서 AVP(첨단차플랫폼)본부와 포티투닷(42dot)의 조직 개편을 단행할 전망이다. 전사 차원의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을 이끌어 온 송창현 현대차그룹 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최근 전격 사임한 영향이다. 이에 더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현대차·기아의 SDV 전략도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 됐다.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 5일 경기도 용인시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 행사’ 현장을 찾아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이 테슬라 등 경쟁사 대비 뒤처져 있다고 인정했다.

당시 정 회장은 “저희(현대차)가 좀 늦은 편이 있고, 중국 업체나 테슬라가 잘하고 있기 때문에 격차는 조금 있을 수 있다”면서 “격차보다 중요한 건 안전이기 때문에 안전에 좀 더 초점을 맞추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룹 차원의 SDV 전략을 사실상 재점검하겠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은 SDV 상용화 목표 시점을 2028년으로 설정하고, 차량 제어 구조·전자 아키텍처·통합 제어기 체계 등 전반적인 개발 프로세스를 다시 짜는 단계에 있다. SDV는 정 회장이 AI·로보틱스·수소 등과 함께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분야다.

현대차그룹의 SDV 전환을 진두지휘해 온 송창현 사장의 갑작스런 사임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송 사장은 지난 3일 포티투닷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정의선) 회장님과의 면담을 통해 현대차그룹 AVP본부장과 포티투닷 대표직을 내려놓게 됐다”고 밝혔다.

2015년 네이버 초대 CTO(최고기술책임자)를 지낸 송 사장은 2019년 1월 네이버에서 퇴사해 포티투닷을 설립했고, 이 회사가 2022년 현대차에 인수된 이후에는 SDV사업부를 거쳐 지난해 초부터 AVP본부를 이끌었다. AVP본부는 현대차·기아 SDV본부와 남양연구소 소프트웨어 조직, 차세대 플랫폼 개발 인력 등이 속한 핵심 조직이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에도 성과는 미미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6년간 포티투닷에 2조1504억원을 투입하며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집중했지만, 상용화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테슬라가 첨단 주행 보조 기능인 ‘감독형 FSD(완전 자율주행)’를 국내 도입하고, 메르세데스-벤츠와 BMW·혼다가 레벨3(조건부 자율주행)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차에 탑재한 것과 대조된다. 송 사장의 사임이 사실상 문책성 인사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5월 영입한 만프레드 하러 제네시스&성능개발담당 부사장.<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이달 중하순 사장단 인사와 함께 조직 개편을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송창현 사장의 후임이자 신임 AVP본부장은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러 부사장은 지난해 5월 현대차·기아 R&D본부 산하 제네시스&성능개발담당 부사장으로 영입된 인물이다. 1997년부터 약 25년간 아우디, BMW, 포르쉐 등에서 샤시 기술 개발부터 전장 시스템·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 총괄까지 두루 경험한 차량 전문가다.

특히 하러 부사장은 포르쉐 재직 시절인 2007년부터 2021년까지 카이엔, 박스터 등 내연기관 차량뿐만 아니라 포르쉐 최초의 전기차인 타이칸 개발을 주도한 이력이 있다. 포르쉐와 애플 등에서 쌓은 경험을 살려 제네시스·차량 성능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포티투닷 신임 대표로는 추교웅 전 현대차그룹 전자개발센터장·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부사장)이 물망에 올랐다.

추 전 부사장은 과거 현대차그룹 전자 아키텍처·플랫폼 개발과 포티투닷 이사진을 맡았다. SDV 개발과 포티투닷 수장 교체에 따른 불안감을 해소할 적임자란 평가다. 최진희 포티투닷 부대표가 포티투닷을 그대로 이끌 가능성도 있다. 포티투닷은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기술 플랫폼인 플레오스(Pleos) 등을 개발하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다.

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이 자율주행 기술 격차를 인정한 건 상당히 큰 이벤트”라며 “속도보다 안전에 초점을 맞춘 인사와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