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계 카드사, 리스크 관리 집중…충당금 적립 계속

시간 입력 2024-05-08 18:00:00 시간 수정 2024-05-08 16:5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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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계 카드사 1분기 충당금 6317억…2년새 2배↑
하나카드, 고위험자산 감축에 충당금 전입액 감소세
카드업계, 올해도 업황 악화 계속…충당금 적립 지속

금융지주계 카드사가 올해도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저마다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에도 카드사 업황 개선의 여지가 불분명한 만큼,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주계 카드사 4곳(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올 1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 총합은 631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5756억원) 대비 9.75% 증가한 수준이다.

1년새 충당금 전입액 규모가 가장 큰 폭 늘어난 곳은 신한카드와 우리카드였다. 신한카드와 우리카드의 1분기 충당금 전입액은 각각 2247억원, 12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8.45% 늘어난 금액이다.

뒤이어 KB국민카드 역시 충당금 전입액 규모가 늘어났다. KB국민카드의 1분기 충당금 전입액은 1944억원으로, 전년(1782억원) 대비 9.09%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주계 카드사 4곳 중 충당금 전입액 규모가 줄어든 곳은 하나카드가 유일했다. 하나카드의 충당금 적립액은 906억원으로, 전년(1047억원) 대비 13.47% 감소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고위험자산 감축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충당금 전입액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이란 충당금 가운데 대손비용을 제한 금액이다. 대손충당금은 금융사가 회수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채권에 대비해 쌓아두는 준비금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연체채권비율(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비율 등 건전성 지표의 영향을 받는다.

앞서 지난 2022년 하반기 기준금리가 급등하며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마저 크게 오르자 카드사들은 속속 충당금 규모를 늘리고 나섰다. 고금리 상황 속 차주들의 상환 능력마저 약화되자 늘어나는 대손비용에 대응하기 위해 충당금 전입액을 늘리며 리스크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2022년 1분기 금융지주계 카드사 4곳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3577억원에 불과했으나, 이듬해인 2023년 575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후 올해 역시 6317억원으로 충당금 규모는 또 한 번 늘어났다.

문제는 충당금 규모를 늘리고 있음에도 상승하고 있는 카드사의 연체율이다. 올 1분기 지주계 카드사의 연체율 평균치는 1.57%에 달한다. 이는 전년(1.26%) 대비 0.31%p(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지난 2022년 1분기 0.85%에 불과하던 것과 비교하면 2년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카드사의 건전성 저하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진 나이스평가 수석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신용카드사의 자산건전성은 내수 경기와 연관성이 높다”며 “이는 카드사의 주요 대출상품인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의 경우 상대적으로 담보여력과 부채상환능력이 열위한 자영업자 및 가계가 주 이용대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2년 하반기 이후 시중금리의 빠른 상승과 함께 경기 둔화 영향이 중첩되면서 가계부채의 건전성 저하가 전업권에 나타나고 있다”면서 “경기 둔화로 인한 가계의 상환능력 감소가 크게 나타날 경우 제2금융업권을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 압력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도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카드사의 업황이 지속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당분간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로 카드사 업황 개선이 불분명한 만큼 카드사들은 당분간 보수적인 경영방침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분간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충당금 적립액 규모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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