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IRA 제외 시 적자…수익성 기반 ‘내실 다지기’ 집중

시간 입력 2024-04-25 14:29:39 시간 수정 2024-04-25 14: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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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황에 발맞춰 투자 속도 조절 나서
미국·인도네시아 등 핵심 거점 투자 이어가
ESS·BSS 등의 성장 잠재력 큰 사업 키워

LG에너지솔루션 분기별 실적 그래프.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올해 1분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던 LG엔솔은 수요 둔화에 발맞춰 수익성 기반의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는 등 자원 운용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LG엔솔은 ESS(에너지저장장치), BSS(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등의 성장 잠재력이 큰 사업을 키워 나갈 계획이다.

25일 LG엔솔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전기차 시장의 침체에서도 근본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수익성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LG엔솔은 1분기 매출 6조1287억원, 영업이익 1573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창실 LG엔솔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전략 고객 수요에 대응하며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가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달성했으나 전방 시장 수요 둔화, 메탈 가격 하락분 판가 반영 등의 요인으로 전체 매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말했다.

1분기 실적을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29.9%, 영업이익은 75.2% 줄었다. 특히 IRA AMPC 금액(1889억원)을 제외한 1분기 영업이익은 –316억원으로 확인됐다. 즉 IRA 세액공제를 제외하면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얼티엄셀즈 2공장 전경. <사진=얼티엄셀즈>

전쟁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 대선과 같은 통상 리스크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점을 고려해 LG엔솔은 전방 수요와 고객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예컨대 투자를 집행하기에 앞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투자 규모와 집행 속도를 조정하고 생산시설별 가동률을 최대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LG엔솔은 설비투자(CAPEX) 계획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앞서 LG엔솔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설비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엔솔은 지난해 총 10조9000억원의 설비투자를 집행했다.

이 CFO는 “설비투자 집행 속도를 조정하면서 기존 CAPEX 집행 규모를 다소 낮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CAPEX 집행 속도를 조정하면서 규모가 축소되지만 핵심 거점에 대한 투자는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엔솔은 오는 2분기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현대차와의 합작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이 공장은 연 10GWh 규모의 배터리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다.

미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도 이어간다. LG엔솔과 GM의 미국 합작사 ‘얼티엄셀즈’의 2공장을 단계적으로 50GWh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 공장은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한 스마트팩토리로 연산 45GWh 규모다.

또한 올해 하반기로 접어들면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도 가동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연산 45GWh 규모다. 특히 이 공장은 캐나다 정부로부터 미국 IRA와 동등한 수준의 보조금을 받기로 한 만큼,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하게 되면 수익이 올라갈 것으로 풀이된다.

이 CFO는 “하반기에는 주요 고객사들의 신규 모델 출시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본격적으로 램프업(생산량 확대)되는 등 여러 긍정적 요인이 있어 상반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모델이 사내독립기업 쿠루의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에서 배터리를 꺼내 들고 있는 모습. <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와 함께 LG엔솔은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ESS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고 BSS 사업을 확대해 나갈 구상이다.

LG엔솔은 미국 애리조나 내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단독 공장(53GWh)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은 차세대 원통형 폼팩터인 46시리즈(36GWh)와 함께 ESS용 LFP 배터리(17GWh)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앞서 LG엔솔은 배터리 핵심 소재와 원료를 확보해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LG엔솔은 상주리원과 16만톤 규모의 LFP 양극재를 공급받고 호주 WesCEF와 8만5000톤 규모의 리튬 정광 공급받는다. 호주의 경우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로 IRA 보조금을 수령하기 위한 요건에 충족된다.

LG엔솔은 ESS와 함께 신사업으로써 BSS 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LG엔솔의 BSS 사업을 담당하는 사내독립기업 쿠루의 경우, 전기 이륜차 대상으로 완충된 배터리를 교환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LG엔솔은 오는 2025년까지 쿠루의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을 전국 1000대로 늘릴 계획이다.

LG엔솔은 BSS 사업을 통해 대량의 배터리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LG엔솔은 해당 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안전진단 기술을 고도화한다. 이 CFO는 “확보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문제점을 발굴하고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엔솔은 퀄컴 테크날러지스와 차세대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개발하고 있다. 새로 개발될 BMS 진단 솔루션은 저사양 하드웨어로 구동됐던 기존 BMS 소프트웨어와 달리 차량 내 고성능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 플랫폼의 SoC(System-on-Chip) 컴퓨팅 성능을 활용하게 될 예정이다.

기존 BMS보다 연산능력을 80배 이상 향상시켜 더욱 정교한 배터리 알고리즘을 실시간으로 실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첨단 BMS 기능도 서버와 통신 없이 구현이 가능하고 LG엔솔이 확보한 대량의 주행 데이터와 접목해 새로운 주행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동명 LG엔솔 최고경영자(CEO)는 “올 한 해 녹록치 않은 시장 환경이 예상되지만 근본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꾸준히 실현해 압도적 기술리더십을 갖출 수 있는 기반을 단단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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