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규모 7.4 강진, TSMC 생산 차질 위기…반도체 공급망 대란 오나

시간 입력 2024-04-03 17:42:08 시간 수정 2024-04-03 17: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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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일부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직원 대피”
2022년 지진 당시에도 화롄공장 가동 중단
업계 “TSMC, 큰 타격 입어…생산 차질 불가피” 우려

대만 TSMC 본사. <사진=연합뉴스>

규모 7.4의 강진이 대만을 덮친 가운데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위인 대만 TSMC가 일부 생산 시설의 가동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긴급 대피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TSMC가 당장 칩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향후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3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이날 지진 직후 성명을 통해 “일부 반도체 제조 시설의 가동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TSMC 관계자는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일부 팹에서 회사가 마련한 절차에 따라 직원들을 대피시켰다”며 “부상자는 없고, 회사의 안전 시스템 또한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TSMC는 현재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TSMC의 생산라인 일부 중단 등을 잇따라 보도하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선 TSMC가 큰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강진이 TSMC의 매출 절반을 차지하는 신주 과학단지에까지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대만 서부에 위치한 신주 과학단지는 지진이 발생한 동부와 다소 거리가 떨어져 있다. 그러나 미미한 지진의 여파에도 반도체 공장이 아예 멈출 수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 생산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실리콘 웨이퍼에 머리카락보다 가는 회로를 그리는 반도체 노광 장비는 작은 진동에도 가동이 중단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예민하다. 

실제 신주 과학단지에 위치한 대만 파운드리 2위 업체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는 “강진으로 일부 기계 가동이 중단됐다”며 “이를 재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대만 자유시보는 “UMC가 웨이퍼와 석영 배관 일부에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과거의 지진 사례를 보더라도 TSMC가 큰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파악된다. TSMC는 규모 7의 지진까지 견딜 수 있는 내진 설계를 적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앞서 지난 2022년 규모 6.6의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화롄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강진으로 인해 TSMC의 반도체 생산라인 중단이 현실화 될 경우, 당장 TSMC로부터 주요 핵심 칩을 공급받고 있는 글로벌 IT 기업은 물론 자동차 업체들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TSMC는 애플과 엔비디아, 퀄컴 등 주요 빅테크에 반도체 칩을 공급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만을 덮친 강진으로 생산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TSMC의 반도체 납품 지연이 본격화할 경우, 반도체 수급 대란이 촉발되고, 칩 가격이 급격하게 치솟을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한편 TSMC는 추가 성명을 통해 “현재 모든 직원은 안전하다”며 “대피했던 직원들이 복귀하기 시작했다”고 업계의 우려를 일축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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