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조카의 난’ 불발로 끝났다…국민연금, 박찬구 회장 손 들어줘

시간 입력 2024-03-22 17:33:15 시간 수정 2024-03-22 17: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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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안 75:25 박 회장 ‘완승’
오는 2026년까지 자기주식 50% 소각
“3대 신성장 방향성에 투자 이어갈 것”

금호석유화학이 제시한 자사주 소각,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원안대로 모두 승인됐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가 차파트너스자산운용(차파트너스)과 함께 사측의 주장을 반대하는 주주제안에 나서면서 표대결까지 갔지만,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주주들이 사실상 박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싱겁게 마무리 됐다.     

22일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 동관 4층 대강당에서 진행된 금호석화 ‘제4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던 자사주 소각안건이 금호석화의 제안대로 정식 승인됐다.

이날 금호석화의 주총은 박철구 회장과 박 전 상무 간 표 대결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위임장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기존 주총 시간보다 1시간 지연된 오전 10시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표 대결 결과, 금호석화가 제안한 자사주 소각 안건에 대한 찬성률은 74.6%를 기록했고, 박 전 상무의 위임을 받은 차파트너스가 주주제안으로 제시한 소각안은 25.6%를 기록해, 결국 회사가 제시한 원안대로 정식 처리됐다.

자사주 소각 건과 함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건도 회사측의 승리로 끝났다. 금호석화의 선임 안건 찬성률은 76.1%, 차파트너스의 선임 안건 찬성률은 23%로 자사주 소각 안건보다 격차가 더 컸다.

박 회장과 박 전 상무의 지분이 박빙인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이 사실상 박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 컸다. 금호석화의 지분 9.27%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 안건이었던 자사주 소각 관련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고, 사외이사 선임 안건 역시 이사회가 제시한 최도성 후보에 대해서 장기적인 주주가치에 제고한다고 보고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하는 최도성 후보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금호석화는 원안대로 자사주 소각 건이 승인됨에 따라 오는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자사주 50%를 소각할 예정이다. 금호석화는 자사주 524만8834를 보유중인데 이중 절반인 262만4417주를 내후년까지 소각하게 된다.

금호석화는 3년간 자사주 소각과 더불어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펼친다. 우선 회사는 오는 9월 12일까지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취득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당기순이익의 16.5%에 해당하는 규모다. 금호석화는 해당 취득 자사주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전량 소각할 방침이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사장이 의장을 맡아 ‘제47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금호석유화학>

주주가치 제고와 함께 신사업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이번 주총의 의장을 맡은 백종훈 대표이사 사장은 미래 신성장 사업을 확보하고 핵심 역량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백 사장은 주총에서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미래 기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며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금호석유화학이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날 3대 신성장 방향성으로 ‘전기차 솔루션’, ‘친환경·바이오’, ‘고부가 스페셜티(Specialty)’를 제시했다. 금호석화는 3대 신성장 방향성에 발맞춰 연구개발 비용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석화는 지난 2023년 631억원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투자하면서 전년 대비 6.7%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주총에서 결정된 대로 자사주 50% 소각을 일정대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며 “나머지 50%는 M&A를 통한 사업 확장, 신규 사업 진출 기회 모색, 자본조달 등의 여러 선택지를 위해 보유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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