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꿈꾸는 샘 올트먼… “ 삼성·SK와 반도체 협업 원해”

시간 입력 2024-03-18 16:36:06 시간 수정 2024-03-18 16: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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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트먼 CEO ‘K-스타트업&오픈AI 매칭 데이 인 US’ 행사 깜짝 방문
K-반도체와의 협업 의지 강하게 피력…“삼성·SK서 AI 칩 제조 희망”
삼성·SK, 오픈AI와 ‘AI 반도체 동맹’ 성사 관심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3월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에서 열린 ‘K-스타트업&오픈AI 매칭 데이 인 US’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CEO(최고경영자)가 AI(인공지능) 반도체 생산을 위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협력하고 싶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K-반도체를 향한 오픈AI의 러브콜이 본격화하면서, 삼성·SK와의 AI 칩 동맹이 현실화 될 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현지시간으로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에서 열린 ‘K-스타트업&오픈AI 매칭 데이 인 US’ 행사에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의 ‘2024년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의 하나로, 오픈AI와 협업을 진행할 K-스타트업 10곳을 최종 선발하는 자리다.

올트먼 CEO는 이날 행사에 사전 예고 없이 깜짝 등장해 좌중을 놀라게 했다. 그는 10여 분 간 K-스타트업 대표들과 질의 응답을 하며 국내 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올트먼 CEO는 삼성·SK 등을 비롯해 K-반도체와의 협업 의지도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오픈AI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AI 칩을 제조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난 6개월 동안 한국에 두번 방문했다”며 “그렇게 하고 싶은 희망을 갖고 있다(hopefully)“고 말했다. 이어 ”그들(삼성전자·SK하이닉스)은 환상적인(fantastic) 기업이다”며 “그들과의 만남이 정말 좋았다”고 강조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진=연합뉴스>

앞서 올트먼 CEO는 지난해 6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특히 올 1월 방한했을 때에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을 직접 둘러번데 이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최고 경영진들과 잇따라 회동했다.

올트먼 CEO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직접 만났다. 당시 최 회장은 올트먼 CEO에게 AI 서비스 공동 개발 등 여러 제안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올트먼 CEO는 올 1월 방문 때 삼성·SK 등 국내 반도체 경영진과 잇따라 미팅을 가졌다. 이를 두고 오픈AI와 국내 반도체 업체 간 사업 협력이 본격화할 것이란 분석이 터져 나왔다. 특히 오픈AI가 자체적으로 AI칩 시장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한 직후 K-반도체 진영과 회동이 이뤄졌다는 점이 업계의 분석에 더욱 힘을 보탰다.

오픈AI 입장에선 자체 AI 칩을 양산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오픈AI가 선보인 AI플랫폼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직접 AI 칩을 내놓을 경우 단숨에 세계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맞서 구글, 아마존, MS(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는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80~90% 수준으로, AI 칩 공급이 수요에 턱없이 부족해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역시 최근 AI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겠다는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올 초 올트먼 CEO는 자체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대만 TSMC를 포함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뿐만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AI 기업인 G42,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Arm을 소유하고 있는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등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트먼 CEO는 이들 기업과의 만남에서 AI 반도체 양산을 위한 파트너십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성형 AI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올트만 CEO는 올 1월 방한 기간 동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모색했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삼성·SK가 AI 반도체 구동에 필수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HBM 주도권을 쥐고 있는 삼성·SK는 자체 AI 반도체 생산을 추진 중인 오픈AI에게 매력적인 파트너일 수밖에 없다. 이에 오픈AI와 K-반도체의 ‘AI 반도체 동맹’이 성사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반도체와의 협업을 통해 AI 칩 제조를 꿈꾸는 올트먼 CEO는 이번 행사에서도 삼성·SK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정말 AGI(범용 인공지능)를 만들고 싶다”며 “(이를 위해) 우리 스스로 뭔가를 구축하든, 파트너와 함께하든 무엇이든 다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AGI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부수적인 일은 최소한으로 하고 싶다”며 “우리가 자체 실리콘팀(반도체팀)을 구축할지 말지는 그런 틀을 바탕으로 결정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AGI 시대가 열리면 가장 기대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많은 좋은 일들이 있지만 가장 기대되는 것은 과학적 발견이다”며 “우리는 이런 모델이 과학적 발견의 속도를 높이는 데 정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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