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노사 갈등 심화…특별성과급 지급 향방은?

시간 입력 2024-03-13 07:00:00 시간 수정 2024-03-12 17:10:54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현대차·기아 노조, 이번 주부터 생산 특근 재개
일상 투쟁 이어가…특별성과급 지급 관철 목표
이달 내 노사 협의회 개최…추가 논의 여부 주목

현대차·기아 양재 본사 전경.<사진제공=현대자동차·기아>

연초 특별성과급 지급 여부를 두고 현대자동차·기아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노조는 이번 주부터 주말·휴일 생산 특근(특별근무)을 재개했다. 현대차 노조가 지난 8일 확대운영위원회 간담회를 열고 특별성과급 관련 투쟁 방식을 변경하기로 한 데 따른 결정이다.

당초 현대차·기아 노조는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의 특근 거부를 통해 사측을 압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특별성과급 관련 부정적 여론과 생산 차질 우려 가중 등을 반영해 특근 거부를 일단 중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 노조는 특근을 재개한 대신 일상 투쟁을 이어가 사측의 특별성과급 지급을 관철시킬 방침이다.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에 항의 서한을 보내 투쟁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노조가 강력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사측이 올해부터 특별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특별성과급 지급 방식을 새롭게 바꿨다. 특별성과급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 따라 정해지는 일반성과급에 포함시켜 총 성과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차 아산공장 그랜저·쏘나타·아이오닉6 생산라인.<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기아는 지난 2년간 일반성과급과 별개로 특별성과급을 지급해 왔다. 2022년 초 전 직원에게 1인당 400만원의 특별성과급을 처음으로 일률 지급했다. 지난해 초에는 현금 400만원과 주식(현대차 10주·기아 24주)을 지급했다. 생산직 위주인 노조 역시 2년 연속 일종의 연초 보너스인 특별성과급을 받았다.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만큼 올해 특별성과급에 대한 노조의 기대감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합산 실적은 매출 262조4720억원, 영업이익 26조734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6%, 56.8%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치로, 매달 2조원이 넘는 수익을 벌어들였다.

문제는 특별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현대차·기아 노사 간 갈등이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글로비스 등 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모비스 노조의 경우 현대차·기아와 같은 금액의 특별격려금을 지급하라며 지난해 2월 2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현대모비스 본사 1층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앞서 같은 달 17일에는 특별격려금 취지를 설명하기 위해 노조와 만난 조성환 전 현대모비스 사장의 집무실을 점거하기도 했다.

업계는 이르면 이달 안에 열릴 예정인 현대차 노사 협의회를 통해 특별성과급 지급 여부와 관련한 추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는 특별성과급 지급에 대한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임단협 교섭을 앞두고 특별성과급 관련 이슈를 해소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