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제재 피한 HD현대重, 특수선 사업에 더 힘준다  

시간 입력 2024-02-28 17:45:00 시간 수정 2024-02-28 17: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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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기밀 유출에도 방사청 사업 입찰 참가 자격 유지
올해 특수선 수주 목표, 9억8800만달러…전년比 7배↑
KDDX‧페루 호위함 사업 등 국내외 시장 공략 강화

군사기밀 유출로 논란이 된 HD현대중공업이 방위사업청의 사업 입찰 참가 자격 제재를 피했다. 이에 따라 8조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비롯해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특수선 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올해 특수선 사업부의 수주 목표치를 9억8800만달러로 정했다. 지난해 수주 금액인 1억3800만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7배가 넘는 수치다.

목표 매출액도 대폭 늘렸다. 올해 특수선 사업부의 목표 매출은 1조1336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약 3배 가량 높였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방사청이 발주한 2건의 건조사업을 한화오션에 내주며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실제 지난해 특수선 사업부 매출은 4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40.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86억원에 그치며 59.9%나 줄었다.

하지만 올해는 남다른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수주와 매출 목표치를 대폭 늘리며 공격적인 확장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해외 함정 수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매출 규모를 상선급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당장 다음달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페루 호위함 사업 입찰에 참가한다. 페루 신규 호위함 6척 도입 사업은 약 3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내년에는 필리핀 해군의 호위함 도입 사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수행한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국내에서는 방사청 제재를 피한 덕분에 하반기 예정된 KDDX 수주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방사청은 2030년까지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을 국산화하는 KDDX 사업자 선정을 진행한다. 총 6척을 발주할 예정으로 수주금액만 7조8000억원에 달한다.

KDDX 사업은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해당 사업에서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상태다.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계약을 따내는 기업이 수주전의 최종 승자가 된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군사기밀 유출로 감점(-1.8점) 조치가 그대로 유지돼 향후 한화오션과 치열한 수주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기본설계를 따낸 업체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수주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HD현대중공업의 감점 조치로 양사의 우위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대체적인 시각이다. 기술력 격차가 크지 않은 탓에 국내 함정 사업 수주 여부는 대부분 ‘소수점’ 차이로 판가름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 “방사청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국내 함정산업 발전과 해외수출 증대를 통해 ‘K방산’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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