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맹추격에 폴더블폰 시장 지각변동…삼성, 글로벌 1위 자리 ‘위협’

시간 입력 2024-04-29 07:00:00 시간 수정 2024-04-27 20: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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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삼성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전망치 6.0%p 줄어든 60.4%
화웨이는 20% 육박…글로벌 공략 위해 출하량 확대 박차
삼성, 중국 애국소비에 밀려 현지 폴더블폰 점유율 5.9% 그쳐
화웨이, 2분기 트리플 폴더블폰 출시…삼성과 기술 경쟁

삼성전자가 선도하고 있는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중국이 삼성 못지 않은 성능에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폴더블폰을 앞세워 맹공을 펼치면서 글로벌 1위 삼성의 입지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특히 중국 내 삼성의 위상은 크게 쪼그라들었다. 현재 삼성전자는 ‘애국 소비’의 수혜를 입고 있는 화웨이를 비롯한 다수의 중국 업체들에게 밀려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 폴더블폰 시장 대부분을 내준 상태다.

이런 와중에 중국이 ‘트리플 폴더블(3단 접이식)’ 스마트폰을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이 폴더블폰 기술 경쟁에서도 점차 밀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의 선두 자리를 줄곧 지켜 왔던 삼성전자의 입지가 점차 위태로워지는 모습이다.

2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66.4%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80% 대비 13.6%p나 감소한 수치다.

이같은 내림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삼성의 세계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전망치는 60.4%로, 지난해에 비해 6.0%p 축소될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의 폴더블폰 점유율이 점차 내리막을 걷는데 반해 중국 업체들은 크게 약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 최대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의 세계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1.9%에서 올해 19.8%로, 무려 7.9%p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관련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을 60% 안팎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며 “반면 화웨이는 점유율 20% 돌파를 목표로 출하량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5 아이스블루(왼쪽)와 갤럭시Z 플립5 민트. <사진=삼성전자>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의 입지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것은 중국 업체들이 가성비를 앞세워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누비아는 지난 9일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누비아 플립 5G’를 공개했다. 해당 폰은 누비아의 첫 폴더블폰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Z 플립’과 유사한 클램셸(조개 껍데기) 디자인이 적용됐다.

누비아 플립 5G의 최대 장점은 바로 파격적인 가격이다. 이번 신제품의 출고가는 8GB램·256GB 모델 기준 2999위안(약 57만원)이다. 50만원대에 폴더블폰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5 256GB 모델 출고가 7499위안(약 142만원)의 3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누비아를 비롯한 다수의 중국 업체들이 가성비 폰을 앞다퉈 출시하면서 상대적으로 프리미엄 가격대인 삼성은 중국에서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중국 시장을 휩쓸고 있는 애국 소비 열풍도 삼성전자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1위는 화웨이다. 화웨이의 점유율은 44.1%에 달했다. 26.7%의 점유율을 확보한 아너는 2위에 올랐다. 이어 비보가 12.6%로 3위, 오포가 9.0%로 4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5.9%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에 지난해 보다 한 계단 내린 5위에 머물렀다.

주목할 점은 중국 폴더블폰 시장 톱5 가운데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중국 업체라는 점이다. 1~4위에 랭크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을 합산하면 92.4%로, 삼성전자 대비 15배가 넘는다.

화웨이 트리플 폴더블폰 콘셉트 이미지. <사진=레츠고디지털>

최근에는 중국 폴더블폰 업체들의 기술 경쟁력이 삼성을 앞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최근 화웨이는 폴더블폰 기술 리더인 삼성전자를 제치고 트리플 폴더블폰을 세계 최초로 내놓을 전망이다. 주요 매체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의 트리플 폴더블폰 개발은 완성 단계에 진입했다”며 “올 상반기 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트리플 폴더블폰은 메인 디스플레이가 두번 접히는 스마트폰이다. 총 세 부분으로 나뉜 대화면과 두개의 힌지로 구성돼 지그재그 형태로 병풍처럼 접을 수 있다. 반대로 완전히 펼치면 화면이 넓어져 태블릿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폰아레나는 “트리플 폴더블폰은 향후 태블릿의 역할까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며 “화웨이는 시장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 스마트폰을 만드는 제조 업체이기 때문에 두번 접히는 스마트폰임에도 분명 얇은 형태의 기기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화웨이가 당장 올 2분기에 트리플 폴더블폰을 공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 경제일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올 2분기 출시를 목표로 트리플 폴더블폰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간 폴더블폰 선두 주자인 삼성전자도 트리플 폴더블폰 출시를 위한 기술 확보에 주력해 왔다. 앞서 삼성은 두번 접는 폴더블폰 특허와 시연 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신제품을 출시하기까지는 한참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내년에나 트리플 폴더블폰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기술 혁신을 통해 폴더블폰을 비약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며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중국의 약진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세계 폴더블폰 시장을 주도해 온 삼성의 위상이 중국의 추격으로 인해 점차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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