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아시아나 화물사업 인수 유력 후보로…‘자금력’ 관건

시간 입력 2024-01-24 07:00:00 시간 수정 2024-01-23 17:56:44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에어인천도 인수 후보 거론
제주항공, LCC 유일 화물기 보유…화물사업 적극 육성
인수 참여 시 자금 부담 가능성…부채 포함 2조원 예상

대한항공이 분리 매각을 추진 중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인수 기업으로 제주항공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제주항공의 보유 현금을 고려하면 인수 금액에 대한 부담이 있어 자금 조달 여부가 인수전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최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을 비롯해 이스타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도 인수전 참여 의향을 내비친 LCC로 거론되고 있다.

제주항공이 아시아나 화물사업의 유력 인수 후보로 부상한 이유 중 하나는 화물운송사업 경쟁력에 있다.

제주항공은 국내 LCC 중 유일하게 화물기를 보유하고 있다. 2022년 6월 국내 LCC 최초로 화물기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두 번째 화물기를 추가 도입했다. 현재 보유 중인 화물기는 총 2대로, 1호기와 2호기 모두 보잉 B737-800BCF 기종이다. 보유 여객기와 같은 기종의 화물기를 운용하며 운항에 필요한 비용 절감과 기단 운영의 효율 상승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자상거래 물품, 의류, 기계 부품 등 화물 수송량은 누적 2만톤을 넘어섰다.

특히 제주항공은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화물운송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화물운송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지만, 항공화물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제주항공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 화물운송사업 매출은 248억원으로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이 2%에 그쳤다. 제주항공은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 중인 전자상거래 수요를 선점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물류 네트워크 구축과 화물 운수권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화물 2호기 도입을 통해 노선 확장은 물론 비정상 상황에도 유연히 대처할 수 있어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와 관련한 사안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화물기에서 물건을 하기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제주항공>

만약 제주항공이 아시아나 화물사업을 인수하면 단숨에 국내 2위의 항공화물 사업자로 도약하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3분기 기준 보유한 화물기는 총 11대로, 국제선 항공화물 매출은 1조1293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이탈리아, 러시아 등 12국의 25개 도시에 21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다만 인수전 참여 시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예상가는 약 5000억~7000억원에 달한다. 인수 시 떠안을 부채 약 1조원에 항공기 리스비, 유류비, 정비비 등 유지·보수비를 더하면 인수 자금은 무려 2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 조건으로 내건 고용승계·유지 또한 부담 요인이다. 반면 제주항공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455억원에 불과했다.

업계는 아시아나 화물사업 인수전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인수 후보들의 자금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LCC들의 보유 현금은 부족한 수준”라며 “제주항공의 경우 자금력 확보를 위해 외부 자금 수혈이나 모기업인 애경그룹의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