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감소 국내 대신 해외로…하이트진로‧롯데칠성, ‘소주 수출’ 잰걸음

시간 입력 2023-12-11 07:00:00 시간 수정 2023-12-11 1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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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내년 100주년 앞두고 ‘소주 세계화’ 속도
홍콩서 팝업스토어 운영·베트남엔 첫 해외공장 건립
롯데칠성, 이앤제이갤로와 맞손 ‘미국 시장 공략 강화’

하이트진로의 홍콩 팝업 ‘진로 테마 스토어’ 매장 내부 <사진제공=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의 홍콩 팝업 ‘진로 테마 스토어’ 매장 내부 <사진제공=하이트진로>

소주 매출 국내 톱2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해외시장으로 유통망을 늘리고 있다. 국내 소주 소비량이 줄자 수출을 강화해 내수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다.

11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미국, 유럽, 동남아 등지에서 현지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소주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국내시장이 트렌드 주류 변화와 경쟁 심화로 성장에 한계가 있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8년 91만7959㎘였던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지난해 86만1540㎘로 4년 사이 6.1% 감소했다.

양사의 주류 매출 중 소주의 매출 비중은 각각 57.6%, 45.9%로 꽤 높다. 또 소주 매출의 약 90%가 국내에서 발생한다. 소주 매출 중 해외 매출은 롯데칠성음료가 16.6%, 하이트진로가 4.1%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1~3분기 누적 국내 소주 매출은 9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9275억원 보다 1.4% 줄었다. 올해 1~3분기 해외 매출은 소주, 기타제재주(과일리큐르), 해외판매법인 (진로INC)합산 기준 1593억원으로 전년 동기 1512억원보다 5.3%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1~3분기 국내 소주 매출은 2546억원으로 전년 동기 1991억원 보다 27.9% 늘었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은 846억원으로 전년 동기 815억원에서 3.8% 증가했다. 지난해 출시한 신제품 ‘새로’의 흥행으로 국내 매출도 늘었지만 2021년 1~3분기(2767억원)와 비교하면 감소한 수치다. 

이에 양사는 매출이 성장세인 해외 국가들을 중심으로 소주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홍콩에 ‘진로 테마 스토어’를 오픈했다. 홍콩 MZ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마케팅 일환으로 진로 테마 스토어에서는 참이슬, 과일소주, 무알콜맥주 하이트제로 등 하이트진로의 모든 주류와 음료를 구매 및 시음할 수 있다. 2025년 상반기까지 약 2년간 장기 운영하며 홍콩 시장에서 글로벌 소주 통합 브랜드 ‘진로’를 알린다는 방침이다.

내년 100주년을 앞두고 소주 세계화 사업을 추진중인 하이트진로는 현지 채널 입점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달 영국 대형 슈퍼마켓 ‘세인스버리(Sainsbury’s)’ 88개 매장과 온라인 몰 ‘세인스버리 온라인’, ‘오카도’에서 과일소주 2종(청포도에이슬·복숭아에이슬) 판매를 시작했다. 1400개 매장을 운영중인 세인스버리는 영국 내 슈퍼마켓 체인 중에서는 두 번째 큰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10월부터 베트남에 첫 해외 생산공장 건립을 추진중이다. 싱가포르법인을 통해 현지 전대차 계약을 마친 베트남 공장은 2025년 준공 예정으로, 추후 소주 세계화 사업의 교두보 역할을 맡는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 총괄 전무는 “하이트진로는 해외 소비자들에게 즐거움과 재미 요소를 강조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소주가 전세계인의 대중 술로 거듭날 수 있도록 소통 채널의 다양화 등 전략적 홍보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 롯데칠성음료와 와이너리 이앤제이캘로 관계자들이 업무협약식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롯데칠성음료>
지난 4일 롯데칠성음료와 와이너리 이앤제이캘로 관계자들이 업무협약식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는 이달 4일 글로벌 와이너리 ‘이앤제이갤로(E. & J. GALLO)’와 손잡고 미국 시장 강화에 나섰다. 이앤제이갤로는 롯데칠성음료와 글로벌 협업 강화를 위한 MOU를 맺고 내년 1월부터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새로, 순하리의 미국 시장 내 판매의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앞서 9월에는 연매출 1조원 규모의 ‘필리핀펩시’의 경영권을 취득해 종속기업으로 편입시켰다. 현재 필리핀펩시는 루존, 비사야스, 민다나오 지역에 걸쳐 12개의 공장과 영업지사 14개, 영업지점 69개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향후 필리핀펩시에서 밀키스, 처음처럼 등 자체 음료 및 소주 브랜드를 현지 생산, 유통하는 등 동남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은 글로벌 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주류 수출의 주요 카테고리는 소주이며, 한류 열풍에 힘입어 현지인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라며“미국 시장 내 주류 유통에 있어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이앤제이갤로의 경험과 전문성이 미국 로컬 시장 내 소주류 제품 판매 증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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