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위기 해법은] ➁잃어버린 수출 경쟁력…탈중국·경제외교 강화 등 새로운 글로벌 전략 필요

시간 입력 2023-07-13 07:00:01 시간 수정 2023-07-13 06: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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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수출액 3073억달러…전년比 12.3% ↓
반도체 비중이 높은 수출 구조…부진 시 전체가 휘청
로봇·바이오 경쟁력 강화 및 첨단전략사업 투자 절실
인도·중동 등 시장 다변화 위한 경제외교도 강화돼야

2010년대 중반 이후 사드(고고도 미사일) 논란으로 촉발된 한한령 이후,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흑자국에서 적자국으로 추락했다. 한한령에 이어,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더 심화된 신냉전주의 까지 더해지면서 과거 중국을 최대 교역국으로 해 온 한국경제, 국내 기업들은 큰 위기상황을 맞게 됐다. 당장, 수출비중이 큰 한국경제는 9개월 연속으로 중국 무역수지가 적자로 추락하면서 한계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에, CEO스코어데일리는 창간 11주년을 맞아 복합위기 상황에서, 한국경제와 기업들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대책과 돌파구를 조명하고자 한다.<편집자주>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가 장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대중국 수출 부진과 반도체 수출 감소가 겹쳤기 때문이다.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29개월 연속 무역 적자 이후 두 번째로 길었다.

6월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서 한숨은 돌렸으나, 흑자 기조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6월 무역수지 흑자는 수출 구조가 개선된 영향이라기보다는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이 수입 감소의 영향이 더 컸기 때문이다. 실제 이달 초(1~10일) 무역수지는 22억달러 적자다. 반도체를 비롯해 석유제품·무선통신기기·철강제품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이에 우리나라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 마련이 촉구되고 있다. 탈중국 기조, 경제외교 강화, 기술 경쟁력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022년 최대 수출 달…최대 수출국은 여전히 중국

우리나라 수출액은 2018년 최고점을 찍은 이후 2019년과 2020년 주춤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다시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으로 최고 수출 기록을 썼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8년 수출액은 6049억달러로 처음으로 6000억달러를 돌파해 최고 기록을 썼다.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5424억달러, 5125억달러를 기록하면서 2018년 대비 감소했지만 2021년부터 수출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2021년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 수출 증가에 힘입어 6445억달러로 2018년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2022년에도 반도체 호황으로 6839억달러를 수출하며 전년 대비 394억달러(6.1%) 증가해 2년 연속으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일반기계가 견인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품목 중 가장 높은 수출액을 보였다. △2018년 1267억달러 △2019년 939억달러 △2020년 991억달러 △2021년 1279억달러 △2022년 1292억달러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도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액은 △2018년 408억달러 △2019년 430억달러 △2020년 374억달러 △2021년 464억달러 △2022년 541억달러다.

석유화학은 2021년 코로나19에 따른 위생용품 수요 증가로 최초로 500억달러를 넘어섰다. 석유화학 수출액은 △2018년 499억달러 △2019년 425억달러 △2020년 355억달러 △2021년 550억달러 △2022년 542억달러를 기록했다.

일반기계도 △2018년 535억달러 △2019년 525억달러 △2020년 478억달러 △2021년 500억달러 △2022년 511억달러로 2020년을 제외하면 꾸준히 500억달러 이상 수출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미국 수출은 꾸준히 늘어나난 모습을 보였다. △2018년 727억달러 △2019년 734억달러 △2020년 741억달러 △2021년 959억달러 △2022년 1098억달러로 증가했다. 미국으로의 반도체·자동차 수출이 늘어난 결과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등락이 있다. 2018년 1621억달러였던 대중국 수출은 2019년 1362억달러, 2020년 1325억달러로 감소했다. 2021년 1629억달러로 증가했지만 2022년에는 1558억달러로 다시 감소했다.

대일본 수출도 △2018년 305억달러 △2019년 284억달러 △2020년 251억달러 △2021년 300억달러 △2022년 306억달러로 300억달러 수준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조의윤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최근 미국시장으로 석유제품,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에서 우리나라의 수출이 늘어났다”며 “중국의 중간재 자립도가 향상된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호황에 가려졌던 수출 경쟁력 악화

그동안 우리나라 수출은 일부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2022년에는 반도체와 자동차가 역대 최대 수출액을 보이면서 전체 수출액도 가장 많았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은 1292억달러로 전년 1279억달러 대비 13억달러(0.9%)가 늘었는데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월간 수출액이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처음으로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은 541억달러로 전년 464억달러 대비 77억달러(16.6%) 증가했다.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일반기계의 수출액이 높은 만큼 이들 산업에 대한 의존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난해 4개 품목의 수출 비중은 42.4%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반도체 수출 부진이 나타나면서 수출 감소와 무역수지 적자를 심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출은 3073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3606억달러 대비 533억달러(-12.3%)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도 있었지만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 부진이 컸다. 상반기 반도체 수출액은 432억달러로 전년 동기 690억달러 대비 258억달러(-37.4%) 큰 폭으로 감소했다. 무역수지도 262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수출 구조는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기 때문에 반도체 업황에 따라 수출액도 심하게 요동친다. 지난 2019년에도 우리나라는 반도체 경기 악화로 인해 수출이 침체된 바 있다. 2019년 반도체 수출액은 939억달러로 2018년 1267억달러에 비해 328억달러(-25.9%) 감소했다. 자동차와 바이오 제품 수출이 증가하면서 반도체 수출 감소를 일부 만회했지만 2019년 전체 수출액은 5424억달러로 전년 6049억달러 대비 625달러(-10.3%)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고 하반기부터 서서히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수출 구조를 바꾸기 위한 전략이 필요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탈중국 흐름에 맞춰 중동·인도 등 시장 다변화 필요

정부에서는 올해 수출 감소와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자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했다. 먼저 정부는 중소·중견기업도 수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맞춤형 수출기업화 지원을 추진한다. 8월에는 중견 수출기업 전환 지원단을 발족할 예정이다.

또한 로봇·바이오 등 업종별 경쟁력 강화전략을 수립·이행하고,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등 전방위 투자 지원을 본격화해 산업 경쟁력을 높여 수출 확대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했으며, 해외순방에서도 수출과 수주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수출전략회의를 통해 2026년까지 수출 5대 강국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수출 확대 전략에도 새로운 글로벌 수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글로벌 무역구조의 변화와 대응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수출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탈중국 기조, 경제외교 강화 통한 교역구조 재편, 기술경쟁력 강화 위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탈중국 흐름에 맞춰서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으로 교역대상국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는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으로는 인도와 중동을 꼽았다.

인도와 중동은 지속적인 인프라 개발로 인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지만 우리나라의 수출 비중은 높지 않은 지역이다. 실제로 지난해 대인도 수출액은 188억달러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불과했다. 중동지역으로의 수출 비중은 이보다 더 낮았다. 지난해 중동으로의 수출액은 175억달러로 비중은 2.6%였다.

아울러 R&D 투자에 대한 지원방식 개편해야한다고 전했다. 정부 R&D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첨단 분야에 대한 R&D 지원방식도 정부가 주도하는 방식이 아닌 민간에서 창의적인 R&D를 주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정부는 대외적으로 경제외교 강화, 대중 교역전략 재구축 등에 힘써야 한다”며 “기업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법제도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노력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반도체 등 일부품목에 편중된 수출상품도 다변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천구 대한상공회의소 연구위원은 “수출 의존도 높은 산업의 침체는 전체 경제성장률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수출 품목 개선을 통해 대외 리스크에 취약한 수출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도 지난달 열린 추경호 경제부총리와의 정책간담회에서도 정부의 적극적인 수출 제도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요청사항으로는 R&D 세제 지원 강화·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정책 지원 강화·국가전략산업 지원 강화 등이 나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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