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고조사위, 점검 결과 발표…“GS건설 부실시공”
설계대로 짓지 않고 철근 누락…콘크리트 품질도 미흡
GS건설, 1666가구 전면 재시공 결정…대규모 손실 예상
인천 검단신도시 아프트 신축현장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설계·감리·시공 부실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계 과정에서 필요한 철근을 빠뜨렸는데 시공사인 GS건설은 설계대로 시공하지 않고 추가로 철근을 빼먹었다. 이에 GS건설은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단지를 전면 재시공하기로 결정했다.
◇조사 결과 설계·감리·시공 모두 부실…GS건설, 시공 때 철근 누락
5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인천 검단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관련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사고조사 결과와 사고현장 특별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4월 2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고,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지하 주차장 상부 슬래브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국토부는 철저한 원인 규명과 유사사고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조사 결과 설계부터 잘못된 점이 나왔다. 구조설계 상 모든 기둥(32개소)에 전단보강근(철근)이 필요했지만 기둥 15개소에 대해 철근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기둥으로 표기했다. 감리는 설계 도면을 확인·승인하는 과정에서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GS건설이 맡은 시공 과정에서는 기둥 32개 중 붕괴된 위치 등 확인이 불가한 기둥을 제외하고 8개를 조사 결과 4개에서 설계와 다르게 철근을 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크리트 품질도 미흡했다. 사고가 발생한 곳의 콘크리트 강도시험 결과 설계기준 강도(24MPa)보다 약 30% 낮은 16.9MPa으로 측정됐다.
지하주자장 위에 식재공사를 하는 과정에서는 설계보다 토사를 더 많이 적재한 것도 붕괴 원인으로 꼽혔다. 설계에서는 토사를 1.1m 높이로 쌓게 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최대 2.1m를 쌓아 더 많은 하중이 가해졌다.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인 홍건호 호서대 건축토목공학부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은 철근 누락”이라며 “전단보강근이 모두 있었다면 붕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 전면 재시공 결정…대규모 손실 예상
GS건설은 부실시공을 인정하고 붕괴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를 전면 재시공하기로 결정했다.
GS건설은 조사결과 발표 직후 사과문을 발표하고 “입주예정자들의 여론을 반영해 검단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고 입주지연에 따른 모든 보상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GS현장 확인점검 결과 및 특별점검에 따른 처분사항을 8월 중순에 발표하고 재시공 여부도 이때 결정될 예정이었는데 GS건설이 먼저 전면 재시공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GS건설은 국토부의 조사결과를 모두 인정했다. GS건설은 사과문에서 “이번 국토부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시공사로 책임을 통감하고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GS건설이 전면 재시공을 결정함에 따라 대규모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전면 재시공을 결정한 단지는 1단지 720가구, 2단지 964가구를 합쳐 총 1666가구, 17개동이다.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은 붕괴사고가 발생했던 광주 화정아이파크 8개동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기로 결정했는데 총 847가구, 8개동에 대한 손실비용이 3700억원으로 추산했다. GS건설의 재시공 규모는 이보다 더 크기 때문에 손실비용 역시 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도 GS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을 하향 조정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에 충당금 발생할 것으로 보고 GS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을 기존 1300억원에 650억원으로 낮췄다. 다만 GS건설이 전면 재시공을 결정함에 따라 충당금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한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정황상 3분기 중 대규모 충당금 발생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보수적으로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으나 재시공 범위에 따라 비용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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