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지배구조 진단] ㉑하림, 지배구조 개편 완료…오너 2세 김준영 능력 입증 관건

시간 입력 2023-06-29 07:00:03 시간 수정 2023-06-28 1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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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하림지주·엔에스지주 합병 완료…엔에스쇼핑, 하림지주 밑으로
하림지주, 사업비 6조원 이상인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사업 지휘 가능
김홍국 회장 장남 김준영 씨, 올해 3월 엔에스쇼핑·글라이드 사내이사로 선임

지난해 급물살을 탄 하림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최근 마무리됐다. 기존 엔에스쇼핑의 자회사를 밑으로 편입한 하림지주는 이에 따라 사업비만 6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사업을 적극적으로 주도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남은 것은 하림그룹 적통으로 평가받고 있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 김준영 씨의 경영 능력 입증이다. 김준영 씨는 김홍국 회장의 자녀 중 개인회사 등을 통해 하림지주의 지분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다. 또 그는 최근 핵심 계열사인 엔에스쇼핑과 신사업을 하는 계열사로 주목을 받고 있는 글라이드의 사내이사로도 선임된 바 있다.

◇하림그룹, 하림지주 중심 지배구조 개편 완료…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사업 탄력

하림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지난해 말 완료됐다.

먼저 하림지주는 지난해 3월 주주 간 주식교환 방식으로 NS홈쇼핑을 운영하는 엔에스쇼핑을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엔에스쇼핑을 투자회사인 엔에스지주와 사업회사인 엔에스쇼핑으로 인적분할했다. 마지막으로는 지난해 12월 하림지주가 엔에스지주와 합병하면서 그간 엔에스쇼핑 밑에 있던 하림산업, 글라이드 등 자회사가 하림지주 자회사로 편입됐다.

자회사 중 하림산업은 기업 매출 규모가 연간 500억원 미만으로 하림 등 핵심 계열사 대비 크지는 않지만,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와 같은 굵직한 사업을 맡았기 때문에 그룹 내 중요도는 높았다.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는 하림그룹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에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하림그룹은 2016년 한국 화물터미널 부지 9만1082.8㎡를 약 4525억원에 매입했다. 일명 ‘노른자 땅’으로 평가받으며 큰 개발 이익이 기대됐다. 총 사업비로는 6조원이 넘게 투입될 것으로 전망되며, 사업은 2029년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하림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 짓기 전, 하림산업은 엔에스쇼핑 자회사였다. 엔에스쇼핑이 앞서 그룹 중간지주사 역할을 해온 터라 하림지주가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사업을 맡은 하림산업에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기 어려웠다. 앞서 엔에스쇼핑이 하림산업에 지원한 자금은 6000억원을 넘는다.

앞으로는 하림지주가 하림산업 모회사로서 하림산업에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오너 2세 김준영 경영 전면에…'엔에스쇼핑·글라이드'에 쏠리는 눈

하림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완료되자마자 경영 전면에 나선 오너 2세 김준영 씨에도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준영 씨는 2018년부터 하림지주 경영지원실에 과장급으로 입사한 후 2021년 퇴사했으며 이후 JKL파트너스에 입사, 하림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었다. 하림그룹 계열사들이 올품에 대해 부당 지원을 했다는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던 시기의 일이다. 

김홍국 회장은 슬하에 1남 3녀를 두고 있으며 김준영(1992년생) 씨는 김 회장의 장남이다. 누나인 김주영(1988년생) 하림지주 상무는 하림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여동생으로는 김현영(1995년생) 씨와 김지영(1999년생) 씨가 있다.

김현영 씨와 김지영 씨는 아직 경영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조경건설업 회사인 ‘지포레’와 같은 오너일가 회사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포레 소유 지분율은 김준영(25%), 김주영(25%), 김현영(30%), 김지영(20%) 등이다. 지포레는 지난해 기준 연간 매출액 95억원, 영업이익 6억원을 기록했다.

그룹 내 정점에 있는 기업 하림지주의 최대주주는 김홍국 회장(21.1%)이다. 이어 김준영 씨가 개인 회사를 통해 지분을 확보했다. 김준영 씨가 지분 100%를 쥔 올품이 하림지주 지분 5.78%를, 올품 자회사 한국바이오텍이 하림지주 지분 16.69%를 쥐고 있다. 김준영 씨가 개인 회사를 통해 확보한 하림지주 지분율 합산은 22.47%로 김홍국 회장 개인 지분율보다 높다.

김준영 씨를 제외하고 나머지 자녀들 중에서는 하림지주 지분을 1% 이상 확보한 사람이 없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김주영 씨와 김현영 씨가 하림지주 주식 4381주를 쥐고 있는데, 보유 주식수가 미미해서 지분율 1%가 되지 않는다.

김주영 씨가 하림지주 전략기획담당임원으로 근무하고 있지만, 김준영 씨가 차기 하림그룹을 물려받을 인물로 평가받는 이유다.

또 김준영 씨는 지난해 하림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되자 올해 핵심 계열사 사내이사 자리에 올랐다. 김준영 씨가 그룹 내 핵심 계열사 등기이사로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준영 씨는 먼저 올해 3월 엔에스쇼핑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동시에 김홍국 회장은 엔에스쇼핑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아버지의 자리를 아들이 대체한 모습이다. 엔에스쇼핑은 현재 조항목 대표이사와 김준영 이사 2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김준영 이사는 비상근으로 재직하고 있다.

김준영 씨는 비슷한 시기 온라인식품 유통플랫폼 ‘글라이드’를 운영하는 계열사 글라이드 사내이사로도 추가 선임됐다. 글라이드는 하림그룹 내에서 갈수록 중요해질 온라인 유통 분야를 맡은 회사로 2019년 6월 설립됐다. 글라이드의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55억2100만원, 당기순손실은 -93억3300만원으로 사업 확대가 기대보다 다소 더디다는 평을 듣는다.

글라이드는 사업 초기 2021년 생활용품과 화장품, 2022년 패션 카테고리까지 단계적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예정이었지만, 아직까진 위 카테고리로 사업을 확대하지 못했다. 엔에스쇼핑과 하림지주 등 계열사로부터 잇따라 자금수혈을 받으며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상태다.

올해 1월 하림지주가 글라이드에 140억원의 자금을 수혈하고, 장남 김준영 씨가 사내이사로도 선임된 만큼 멀지 않은 시기 사업 확대를 위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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