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한국은 초거대 AI 플랫폼 개발 ‘걸음마’… “MS·구글 등 빅테크에 종속 우려”

시간 입력 2023-05-08 15:22:42 시간 수정 2023-05-08 15: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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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기술·서비스 따라하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 종속 우려 ↑
국산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시급…정부, 3901억 투입 초거대 AI 개발 시동

전 세계적으로 AI(인공지능) ‘챗GPT’ 열풍으로 글로벌 빅테크들이 앞다퉈 AI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시장을 독점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해외 빅테크의 AI 서비스와 경쟁하기 위한 국산 원천기술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국내 정보 산업과 플랫폼 업계가 자칫 글로벌 빅테크에 완전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정부·대기업·스타트업·학계 등이 동참하는 투자의 필요성도 요구되고 있다. 특히 첨단 AI 분야에 투자와 연구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에서 초거대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성공한 기업은 ▲네이버(하이퍼클로바) ▲카카오(코GPT) ▲KT(믿음) ▲SKT(에이닷)·LG(엑사원) 등 5개사다. 

전 세계적으로 파운데이션 모델을 보유한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이스라엘 등 4개국 뿐이다. 

네이버 클로바 <출처=네이버>


네이버는 지난 2021년 자체 보유한 슈퍼컴퓨터와 네이버 생태계에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개발했다. 외부 클라우드가 아닌 국내 기업 최초로 도입한 700PF(페타플롭)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오는 7월에는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다. 이는 매개변수(파라미터)가 GPT-3(1750억개)를 넘어서는 2040억개 규모로 개발됐다. 한국어 데이터 학습량이 GPT-3의 6500배 이상인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또한 네이버는 올 상반기 내에 하이퍼클로바에 AI 챗봇을 탑재한 ‘서치GPT’를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의 코GPT <출처=카카오>

카카오도 올 하반기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을 통해 초거대 AI 언어모델인 ‘코GPT(Ko-GPT)’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하고, 이르면 올해 3분기 내 챗GPT에 대응한 AI 챗봇 서비스 ‘코챗GPT’를 선보일 계획이다. 

통신 기업 중에서 SKT의 에이닷의 경우, 아예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GPT-3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또한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벤처·스타트업계 또한 챗GPT에 외부 정보와 서비스를 불러와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인(plugin)’ 기능을 바탕으로 너도나도 각종 서비스 출시에 나섰다.

<출처=오픈AI>

GPT-3.5를 기반으로 한 챗GPT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국내 AI 업계와 당국은 한국에서는 국산 AI 모델이 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자위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난 3월에 출시된 GPT-4의 한국어 실력이 챗GPT 영어 실력을 능가한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오픈AI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GPT-4의 한국어 정확도는 77.0%로, GPT-3.5의 영어 정확도(70.1%)보다 높다. 

한국어가 미국 빅테크 중심의 초거대 AI 경쟁 속에서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보호막이라는 인식도 사실상 깨졌다.  결과적으로 국내 기업이 초격차를 가진 원천 기술력으로 독자 모델을 보유하지 못하면 해외 AI 기술력에 종속될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오픈AI는 챗GPT의 월 20달러(약 2만7000원) 구독 상품을 출시하며 수익화에 시동을 걸더니 최근에는 챗GPT, GPT 등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해 명칭을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게 했다. 그간 비영리단체를 표방했던 오픈AI의 태도에 변화가 생긴 상태다. 

더욱 큰 문제는 해외 AI에 의존하다 보면 국내 이용자가 생산하는 데이터가 해외 AI 원천기술 기업으로 흡수되거나 종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부도 챗GPT로 상징되는 초거대 생성형 인공지능(AI) 산업의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문 분야 AI와 한국어 사용 AI 플랫폼 부문 세계 1위를 목표로 올해에만 3901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특히 2026년까지 AI 생태계 핵심인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 1만개를 육성할 계획이다. 민간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초거대 AI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의료, 법률, 상담 등 분야의 AI 응용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앞서 지난달 14일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연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계획 보고회’에서 초거대 AI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시작하는 ‘AI 5대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통해 법률 의견서나 진료 소견서 작성 지원, 학술 연구에 참고문헌·통계 등 제시, 외국인 대상 한국어 교육 등 분야에서 응용 AI 서비스를 육성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챗GPT 출시 이후 초거대 AI가 만들어낼 무한한 가능성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며 “우리 기업이 다양한 초거대 AI 기반 특화 서비스를 출시해 세계를 향해 도전하고 있고 충분히 잘해 낼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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