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지배구조진단] ⑩CJ그룹, 오너 3세 승계 작업 진행 중…재원 마련 분주

시간 입력 2023-04-06 07:00:01 시간 수정 2023-04-06 17: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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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후·이선호 남매, 지주사 CJ로부터 안정적인 배당…꾸준한 지분 매입
CJ 주식 활용한 주식담보대출까지 활용도↑
오너일가 회사 '씨앤아이레저산업',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CJ에 매각…수입 확보
오너 3세가 지분 보유한 CJ올리브영 IPO 재추진 기대감 높아져

‘폭풍 전 고요’ 

CJ그룹 지배 구조를 한 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CJ그룹 최상위 지배기업은 지주사 CJ다. CJ의 지분을 오너가가 쥐고 있고, CJ 밑에 계열사들이 있는 단순한 구조로, 순환출자도 없다.

한마디로 ‘클린’한 지배구도다.

다만 그룹은 오너 3세들의 승계라는 대 변화를 코 앞에 두고 있다. 폭풍 전의 고요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승계 주인공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과 동생이자 오너가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이다.  둘의 지분 승계 작업은 이미 진행 중이다.

그룹의 변화 핵심은 ‘올리브영’이다. 일단 재원 마련이 필요한 두 남매는 보유한 CJ 주식으로 배당금을 수령하거나 주식담보대출을 받으며 CJ 주식을 다각도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오너 3세 개인 회사의 자회사를 CJ에 넘기며 추가로 재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승계 작업에서 최근 핵심 키로 꼽히는 계열사는 CJ올리브영이다. CJ올리브영은 헬스앤뷰티 스토어 올리브영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이경후, 이선호 두 남매가 이 회사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 계열사인 CJ올리브영이 향후 상장한다면 오너 3세들이 차익을 실현해 승계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J올리브영의 기업 규모는 최근 매년 커지고 있는 추세로, 올해 시장에선 IPO(기업공개) 재추진 기대감까지 커지고 있다.

◇오너 3세 보유한 CJ 주식, ‘배당금·주식담보대출’ 높은 활용도

CJ그룹 오너 3세 승계 재원 마련에 있어서 안정적인 수입원은 지주사 CJ의 배당금이다.

CJ그룹 오너일가가 보유한 CJ의 지분율(보통주)은 지난해 말 기준 이재현 회장 42.07%, 이경후 실장 1.47%, 이선호 실장 3.20% 등이다. 이경후 실장과 이선호 실장은 신형우선주(CJ4우)로도 각각 지분 26.79%, 28.98%씩을 쥐고 있다.

이경후 실장과 이선호 실장이 지난해 꾸준히 보통주와 CJ4우를 장내매수한 결과, 지분율이 조금씩 상승했다. 이경후 실장 보통주 지분율은 기존 1.19%에서 1.47%로, CJ4우 지분율은 기존 24.87%에서 26.79%로 올랐다. 이선호 실장 보통주 지분율은 기존 2.75%에서 3.20%로, CJ4우 지분율은 26.21%에서 28.98%가 됐다.

이중 재원으로는 CJ4우 역할이 크다. 2019년 발행된 CJ4우는 2029년 보통주로 전환될 예정이다. 우선주기 때문에 현재 의결권은 없지만, 배당은 받을 수 있다.

지난해 CJ는 연말 결산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2500원, 우선주 1주당 2550원을 배당키로 했다. CJ4우에 대해서도 1주당 250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CJ4우 주당 배당금은 전년비 200원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이경후 실장(113만2458주)과 이선호 실장(122만4890주)이 보유한 CJ4우 주식수에 CJ4우 주당 배당금(2500원)을 곱하면 수령 배당금은 각각 약 28억3114만원, 약 30억6222만원으로 계산된다.

CJ 오너 3세들이 보유한 CJ 주식은 주식담보대출 용도로도 활용도가 높다. 지난해 1월 이선호 실장은 본인이 소유한 CJ 주식 18만6255주(보통주)을 담보로 100억원을 대출받기도 했다. 앞서 2021년 12월 이경후 실장도 CJ 주식 7만5000주(CJ4우)를 담보로 25억원을 대출받은 바 있다.

(왼쪽부터)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오너일가 회사 ‘씨앤아이레저산업’, 자회사 매각으로 쏠쏠한 수입 올려

오너 3세가 지분을 쥔 회사도 승계 작업에 있어 도움이 되고 있다.

한 예로 지주사 CJ가 지분을 갖고 있지 않은 오너일가 기업인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선호 실장이 지분 51%, 이경후 실장이 지분 24%씩을 쥐고 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지난해 8월 100% 자회사인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현 CJ인베스트먼트)를 221억원에 CJ에 매각했다.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는 중소기업창업투자 목적으로 지난 2000년 CJ창업투자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2011년 일반지주회사가 금융자회사를 보유할 수 없도록 한 공정거래법이 시행되자 씨앤아이레저산업으로 매각됐다. 이어 공정거래법 규제가 완화된 후 CJ가 다시금 이 회사를 인수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2006년 설립된 기업이다. 골프장과 콘도미니엄 운영, 부동산개발과 투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는 445억원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6183억원, 영업손실 1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씨앤아이레저산업 자회사로는 에스지생활안전과 굴업풍력개발이 있다. 에스지생활안전은 방산업체로 지난해 기준 연매출 683억원으로 모회사 씨앤아이레저산업보다 매출 규모가 크다. 굴업풍력개발은 매출은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성장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 회사는 향후 인천 굴업도에 해상풍력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

◇승계 재원 마련 키 ‘CJ올리브영’…IPO 재추진 기대감 높아져

CJ그룹 승계에서 핵심 계열사로 주목받는 또 다른 기업은 CJ올리브영이다. 사실상 국내 H&B 스토어 시장을 독주하고 있는 올리브영을 운영하고 있다.

올리브영 매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289개에 달한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비 31.2% 증가한 2조7809억원, 영업이익은 97.0% 늘어난 2714억원을 기록했다.

CJ올리브영의 핵심 이슈는 IPO(기업공개)다. 프리IPO 당시부터 오너 3세에게 수입을 가져다주었는데, 향후 상장하면 추가적인 재원 마련이 기대된다. 앞서 2020년 말 CJ올리브영 프리IPO 당시 오너가가 지분 일부 매각하며 얻는 금액은 1018억원(이선호), 391억원(이경후) 등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이 보유한 CJ올리브영 지분은 각각 11.04%, 4.21% 등이다.

최근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지난해 예정됐던 CJ올리브영 상장 추진 계획도 미뤄졌지만, 지난해 실적이 워낙 좋아 올해 재추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CJ올리브영 측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IPO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IPO 관련해서는 정해진 바 없으며, 적절한 시점에 재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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