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꺾여도 물가↑…한은 “상당기간 고물가 지속될 것”

시간 입력 2026-06-17 16:29:28 시간 수정 2026-06-17 16: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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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대기업 성과급 급증, 새로운 물가 급등 요인으로 작용”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중동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까지 치솟았다. 한국은행은 하반기에도 3% 안팎의 높은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를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은 1~2월 중에는 목표 수준인 2.0%로 안정된 수준을 보였으나, 2월 말 중동전쟁 발발 이후 빠르게 오르며 5월에는 3.1%까지 치솟기도 했다. 물가상승률이 3%대를 넘어선 것은 2024년 3월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이다.

생활물가는 이보다 더 크게 올랐다. 석유류 가격이 치솟으면서 생활물가 상승률이 3% 초중반까지 확대된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필수재 지출 비중이 높은 취약계층의 생계비 부담이 가중됐다”고 진단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한은은 하반기 소비자물가가 3% 내외,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는 2% 중후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유가 측 압력이 다소 줄더라도 소비 개선과 임금 상승세 확산으로 수요 측 물가압력이 커지며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모두 목표 수준(2%)을 웃돌 것으로 봤다.

한은은 유가 외에도 향후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임금 상승세를 지목했다. 특히 일부 IT 대기업의 성과급 급증이 새로운 물가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올해 1분기 IT 부문 특별급여는 전년 동기 대비 60.6% 급등했는데, 비(非) IT 임금은 2.1%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은은 이 같은 임금 상승세가 여타 산업으로 확산될 경우 물가 상방 압력이 추가로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 호조세 지속과 일부 기업의 성과 연동형 성과급제 도입을 감안하면 내년 IT 대기업의 특별급여는 상승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여타 부문의 임금상승으로 확산될 경우, 전반적인 임금 상방압력을 높이면서 물가로 파급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은 정부의 유가 관련 정책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상당 수준 완충하고 있다고 봤다. 현재 정부는 주유소 공급가 최고가격 제한, 유류세 인하율 확대(휘발유 7→15%, 경유 10→25%) 및 5월 말까지 예정돼 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7월 말까지 연장하는 등 유가 충격을 완충하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유가 상승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서 공공요금 인상압력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고유가·고환율이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이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을 가격에 전가할 유인이 커진 상황”이라며 “또한 최근 일부 IT업종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임금 인상 움직임이 향후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물가압력이 추가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년 하반기 중 소비자물가는 3% 내외, 근원물가는 2% 중후반의 상승률을 나타낼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에는 유가 충격이 석유류 이외의 근원물가 품목으로 파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계심을 갖고 물가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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