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C·특허·글로벌 협력까지…차세대 결제 인프라 구축 ‘속도’
카드사 “결제 주도권 뺏길 수 없어”…스테이블코인 ‘선제 대응’

국내 카드사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차세대 결제 인프라로 보고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조달금리 상승과 제한적인 자산 성장 환경, 수익성 압박 속에서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보고 적극적인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간편결제 확산과 수익성 악화로 기존 사업 기반이 흔들리는 가운데, 디지털 자산을 결제망에 접목해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최근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을 앞두고 새로운 결제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먼저 NH농협카드는 카드업권에서 추진 중인 공동 스테이블코인 1·2차 태스크포스(TF) 참여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내 기술 검증(PoC)을 완료할 계획이다. 선제적인 기술 확보와 환경 조성을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표준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예금 토큰 활용성 테스트’ 참여를 위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기존 결제망과 예금 토큰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NH농협카드는 계획서를 통해 디지털 자산이 실생활에서 이질감 없이 결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내부적으로는 NH농협은행과 협업해 디지털 자산을 고객의 삶에 밀착시키기 위한 ‘3대 핵심 과제’도 추진 중이다. 우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해외 세금 환급(Tax Refund)’ 프로세스 혁신을 모색하고, 해외 결제 시 발생하는 부가가치세 환급 절차를 디지털 자산 기반 자동화 시스템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KB국민카드는 카드 결제 인프라에 스테이블코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결제 모델 구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메인넷 ‘아발란체’와 ‘오픈에셋’ 등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해 독자적인 네트워크 구조 기반 카드 결제 모델을 설계하고 있다.
해당 결제 모델은 올해 1월 특허 출원을 완료한 구조로, 기존 카드 결제 방식은 유지하면서 디지털 자산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카드에 스테이블코인 지갑을 연동해 한 장의 카드로 일반 신용 결제와 디지털 자산 기반 결제를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KB국민카드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모델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 솔라나(Solana)와 디지털 자산 인프라 기업 안랩블록체인컴퍼니와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블록체인 기술 기업과 글로벌 웹3.0 기업,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사업자들과 함께 스테이블코인·블록체인을 활용한 6대 핵심 기술 과제의 개념 검증(PoC)을 마쳤다.
이번 PoC를 통해 검증한 과제는 △블록체인 기반 P2P 결제 △디지털 자산 통합 결제 인프라 △스테이블코인 기반 체크·신용 하이브리드 상품 △스테이블코인 기반 크로스보더 송금 및 정산 △스테이블코인 결제·교환·정산 네트워크 △IC칩 기반 카드형 하드월렛 결제 서비스 등이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스테이블코인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기존 결제 시장 구조 변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사업자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결제 주도권이 분산되는 가운데, 가맹점 수수료 규제와 비용 부담 증가로 카드사의 전통적인 수익 기반도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중개기관 없이 송금과 결제가 가능해 카드사의 핵심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 체계를 위협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특히 해외 결제의 경우 환전 없이 빠르고 저렴한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카드 결제망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경쟁 수단이 아닌 새로운 결제 인프라로 인식하고, 관련 기술 도입과 서비스 확장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도 카드업계의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가시화된 만큼 신용카드사가 세계적으로 검증된 지급결제 인프라를 활용해 이에 참여하고, 지급결제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만큼 카드사 입장에서는 ‘주도권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수익성 문제보다 누가 먼저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느냐가 더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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