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지자 금리 멈춘 한은…연내 동결 기조 이어지나

시간 입력 2026-04-10 16:58:30 시간 수정 2026-04-10 16: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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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방·경기하방 압력 동시 확대…금리 2.50% ‘7연속’ 동결
미·이란 전쟁에 불확실성 여전…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
공급충격 장기화 여부 촉각…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도 ‘속속’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7연속 연 2.50%로 동결하며 관망 기조를 이어갔다. 미·이란 휴전 합의에도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물가 상방 압력과 경기 하방 압력이 동시에 커지자 금리 조정보다는 사태 전개와 파급 영향을 지켜보는 신중한 대응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소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이로써 한국은행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이후 7회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이번 통화정책의 가장 큰 변수는 중동 리스크였다. 중동전쟁으로 인해 물가의 상방 압력과 성장의 하방 압력이 동시에 커지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향후 중동 사태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사태의 추이와 파급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한은은 우리 경제에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 충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중동 상황이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지 판단하기 어려워 금리 동결을 택했다고 밝혔다.

본래 공급 충격이 일시적일 경우에는 정책 시차 등을 고려할 때 금리 조정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나, 충격이 장기화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확산되고 기대 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질 경우에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화정책 대응 여부가 모두 열려 있었다는 평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취임 당시 겪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비교해 언급하기도 했다. 러·우 전쟁 당시에는 팬데믹 이후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는 국면이었던 만큼 금리 인상으로 물가에 적극 대응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회복세가 약한 상태에서 공급 충격이 발생해 물가와 경기 간 상충이 심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주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지만 앞으로 종전 합의에 원만하게 도달할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수습 국면으로 전환되더라도 에너지 공급망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국내 경제는 반도체 등의 견조한 수출 증가세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이 경기 하방 압력을 일부 완화하겠으나,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향후 성장 경로는 중동 사태 전개 상황 및 통상 환경 변화, 반도체 경기 및 내수 회복 흐름 등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통화정책은 중동전쟁과 관련해 입수되는 추가 정보와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중동전쟁 충격이 국내 물가와 성장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 및 지속성 등을 면밀히 점검해 정책 방향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부동산의 경우 서울 지역에서는 하향 안정세 국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하면서도,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 완전한 안정화를 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권 가계대출은 주식 투자 관련 수요로 기타 대출이 늘어났으나,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기조가 지속되면서 낮은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했다.

상황이 이러한 만큼 증권가에서는 연내 통화정책이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중동발 리스크에 따라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먼저 원유승 SK증권 연구원은 “신현송 차기 총재 체제하 한은에서 근원 물가와 성장에 대한 우려가 균형을 이루며 통화정책이 연내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내수 부진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과 고유가에 따른 성장 압박 및 양극화 심화로 인해 한은은 현재의 중립금리 추정치 중간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기준금리 동결 전망을 유지한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된 상황에서 금리 인상 기대가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불가피하나, 고유가로 인한 수요 둔화 등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향후 인상 전환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 이란의 전개 상황 또한 불확실성이 높아 정책 변화를 주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휴전 포함)의 전개 상황에 따라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겠으나, 금리 인상의 높은 허들을 감안해 동결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한다”며 “전쟁 전개 상황과 신현송 지명자의 입장 확인 전까지 시장은 제한적 등락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높아진 에너지 가격과 공급 충격을 감안하면 올해 소비자물가가 2% 중반 이상 유지될 것”이라며 “하반기 1회 금리 인상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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