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로봇·수소’ 주도권 확보 과제

시간 입력 2026-02-06 17:01:14 시간 수정 2026-02-07 07: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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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내 대표 ‘재무통’…‘내실 경영’으로 3연임
산업계 변화 선제 대응 주도…“로봇·수소 부문 강화”
조직 개편 단행…의사결정 체계 단순화·운영 효율↑

“자율주행과 피지컬 AI 핵심 기술을 사업 모델 전반으로 확대 적용하겠다.”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로봇·수소 부문 강화를 골자로 한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기존 방산·철도·플랜트 사업에 수소에너지·AI·항공우주 등 혁신 기술을 접목해 피지컬 AI 시대에 대비하려는 복안이다. 전사 차원의 체질 개선 일환으로 의사결정 속도와 운영 효율성을 높인 만큼 신사업 리더십 확보가 이 사장의 새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유 있는 ‘최장수·최고령 CEO’…회사 ‘변화’ 주도

6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이 사장은 지난해 12월 사장단 인사에서 3연임에 성공했다. 이 사장은 오는 3월 현대로템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 최종 확정을 앞두고 있다.

올해 취임 7년 차에 접어든 이 사장은 현대차그룹 내 ‘최장수·최고령 CEO’ 타이틀을 이어가게 됐다. 1961년생인 이 사장은 전주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경희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고 1987년 현대정공(現 현대모비스)에 입사했다. 2005년에 현대차로 자리를 옮겨 회계관리실장(이사대우)으로 임원을 달았고, 경영관리실장(상무)·경영기획담당(전무)·기획조정3실장(부사장)·현대위아 부사장·현대차증권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 사장은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시대의 인물이자,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특히 2020년 현대로템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이후 실적 회복을 이끌며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이 사장 취임 당시 현대로템은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해 있었다. 2019년 연결 기준 영업손실만 2799억원, 순손실이 355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면서 한때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

이 사장이 현대로템을 현대차그룹의 아픈 손가락에서 핵심 계열사로 만든 비결은 수익성 위주의 ‘내실 경영’에 있다. 이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현대로템의 체력을 좀먹는 저가 수주 근절을 주도했다. 그 결과 취임 첫해부터 82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고, 2024년에는 45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도 783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성적을 뛰어넘었다.

이 사장은 현대로템의 오랜 숙제이자 회사를 지탱하는 디펜스솔루션(방산)·레일솔루션(철도)·에코플랜트(플랜트) 등 3대 사업 간 포트폴리오 조정도 완료했다. 현대차증권 사장 시절을 포함하면 올해 10년째 CEO이자, 만 64세의 CEO인 이 사장이 연초부터 강조한 건 ‘변화’다. 피지컬 AI로 대표되는 산업계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이 핵심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성과주의와 신상필벌 기조를 반영한 대대적 세대교체 인사에서 이 사장이 살아남은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로템 본사 및 연구소 전경.<사진제공=현대로템>
현대로템 본사 및 연구소 전경.<사진제공=현대로템>

◇‘로봇·수소’ 키워드…AI 앞세워 방산사업 다각화 추진

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수소, 무인화·AI, 항공·우주 등 미래 산업 경쟁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기술 주권을 확보하고 이를 신속하게 사업화로 연결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 고도화와 신사업 육성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 이 사장은 조직 체계 개편을 단행했다. 이 사장은 디펜스솔루션 부문에서 유·무인 복합지상무기 체계와 항공우주사업 육성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차세대 전차와 장갑차, 다목적 무인차량(HR-셰르파) 등 라인업에는 AI 기반 자율주행·군집제어 능력을 탑재한다. 다족보행로봇 연구개발도 확대해 방산 부문 무인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

항공우주에서는 민간 주도의 우주 수송 시대를 여는 기술로 주목받는 35톤급 메탄 엔진 기술 개발에 국내 최초로 나선다. 연소 시 그을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빠른 재사용이 가능한 메탄 엔진은 데이터와 AI 기반으로 재비행을 반복할 재사용 발사체를 구현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레일솔루션 부문은 AI를 결합한 상태기반 유지보수 시스템(CBM)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AI 기반 관제시스템과 자율주행기술, AI 지능형 CCTV도 자체 개발하고 있다. 에코플랜트 부문에서는 항만 물류 자동화의 핵심 설비인 항만무인이송차량(AGV) 등 AI를 접목한 스마트 물류 연구개발·상용화를 확대한다.

조직 슬림화도 추진한다. 이 사장은 로봇&수소사업실을 신설하고, 로봇&수소사업실 내 로봇영업팀과 로봇연구팀도 새로 만들었다. 또 신성장추진팀, 수소에너지PM팀을 각각 R&H(Robot & Hydrogen)사업기획팀, R&H PM팀으로 변경했다. 유무인복합체계센터, 로보틱스팀은 각각 AX(AI Transformation)추진센터, AI로봇팀으로 명칭을 바꾸고 항공우주개발센터 내 항공우주시스템팀도 신설했다. AI와 항공우주사업을 앞세워 방산사업을 다각화한다는 취지다.

이 사장은 기능 단위로 쪼개져 있던 조직들을 사업 중심으로 재편해 의사결정 체계도 단순화했다. 기존 37실 15센터 186개팀에서 35실 14센터 176개팀으로 줄여 업무 중복을 최소화해 조직 운영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생성형 AI를 넘어 피지컬 AI로 진화하는 기술 혁신은 산업의 경쟁 구조와 일하는 방식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빠르고 유연한 운영 체계를 확립해 실행력 기반의 체질 개선과 핵심 사업 고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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