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임기 절반 채운 장인화 포스코 회장, HMM 인수로 위기 돌파할까

시간 입력 2025-09-19 07:00:00 시간 수정 2025-09-18 17: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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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회장 취임 후 그룹 핵심 철강‧이차전지 부진 장기화
그룹 내 사망 사고 잇따른 가운데 국내 1위 해운사 인수 검토 중
다만 해운업계 반발‧불확실한 사업 시너지 등 해결 과제 산적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어느 덧 취임 1년 6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장인화 회장 취임 후 포스코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신사업 중심으로 재편했다. 하지만 그룹의 핵심 사업인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코이앤씨 현장에서 잇따라 사망사고가 발생하며 그룹 내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장 회장은 해운업 진출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중장기 경영성과가 절실한 만큼 장 회장이 HMM 인수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장 회장의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지난해 3월 취임 후 현재 임기의 절반을 소화했다.

현재 그는 그룹 내 인명 사고에서 비롯된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올해만 포스코이앤씨 4건, 광양제철소 1건 등 총 5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 사고에 대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공개적으로 질타하기도 했다.

이에 장 회장은 정희민 사장에서 송치영 포스코홀딩스 부사장으로 포스코이앤씨의 대표이사를 전격 교체하고, 지난달부터 본인 직속의 ‘그룹안전특별진단TF팀’을 출범시켰다. 최근에는 안전 관리 자문을 전문으로 하는 100% 자회사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도 새로 설립했다.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은 사업장 안전 보건 관리 자문서비스 및 컨설팅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앞서 포스코는 이달 초 스위스의 글로벌 안전 전문 컨설팅사인 SGS와 안전 관리 체계 혁신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안전 컨설팅 기업 dss+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안전 관리 회사 신설을 준비해 왔다.

장 회장은 그룹의 안전 관리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바로 국내 1위 해운사인 HMM 인수를 전격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부진 속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는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자 장 회장이 해운업 진출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포스코는 HMM 인수 준비를 위해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 등과 계약을 맺고 대규모 자문단을 꾸린 상태다. HMM 대주주는 산업은행(36.02%)과 한국해양진흥공사(35.67%)다. 포스코는 산업은행 보유 지분을 인수해 최대 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MM이 운영 중인 컨테이너선. <사진제공=HMM>

포스코그룹은 이미 포항제철 시절 해운사인 거양해운을 경영한 경험이 있다. 지난 1995년 거양해운을 한진해운에 매각하면서 해운업에서 손을 뗐다. 현재 HMM의 시가총액은 23조원 수준이다. 포스코홀딩스의 상반기 말 현금성 자산이 7조23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며 인수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한 장 회장이 HMM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장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철강, 이차전지 소재와 시너지를 이뤄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미래 신사업을 육성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 장 회장이 HMM 인수를 정부와의 관계 개선 카드로 사용하려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에서 선임된 장 회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열린 경제인 간담회에 한 차례도 참석하지 못했다. 오히려 최근 그룹 내 안전사고로 최근 방미 경제사절단에도 제외되며 패싱(건너뛰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연이어 발생한 안전사고로 사실상 이재명 정부 눈 밖에 난 장 회장 입장에선 관계 개선을 위해 HMM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면서 “장 회장이 HMM을 성공적으로 인수하고 정부가 원하는 부산 본사 이전 문제까지 해결한다면 정부와의 관계 역시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HMM 인수를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해운법 제24조 4항이라는 제도적 장벽부터 넘어야 한다. 해당 조항은 대량화주가 자신의 화물을 직접 운송하기 위해 해운업 등록을 신청할 경우 해양수산부 장관이 정책자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등록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운업계 반발도 거세다. 한국해운협회는 “포스코가 해운업에 진출하는 것은 해운 생태계를 파괴하는 처사”라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협회는 “포스코그룹은 해운업 진출 이후 철광석 등 대량 화물 운송을 시작으로 철강 제품 수송까지 확대할 것”이라며 “이럴 경우 국내의 기존 선사는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등 해운 산업 근간이 무너지는 동시에 수출입 업계 전체에 심각한 피해를 부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업적인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KB증권은 포스코에서 영위하는 사업은 운송 시 대부분 벌크선을 활용하는 반면 HMM의 매출액 중 80% 이상은 컨테이너선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크지 않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아직 인수 참여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입장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HMM 인수 관련 내용에 대해, 향후 그룹사업과 전략적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인수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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