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만에 금리 내린 미 연준…한은 ‘동조 인하’ 시점 촉각

시간 입력 2025-09-19 07:00:00 시간 수정 2025-09-18 17: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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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0.25%포인트 인하…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 시사
서울 집값·가계대출 관리에…한은 ‘금융안정’ 부담 여전
물가 둔화·환율 불안 속 연내 한 차례 인하 가능성 부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한국은행의 정책금리 인하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번 인하로 한미 금리차가 1.75%포인트로 줄고, 연준이 올해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16~17일(현지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연 4.00~4.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이자 올해 첫 금리 인하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보이고, 고용시장에도 완화 조짐이 나타난 것이 이번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는 기존 2.00%포인트에서 1.75%포인트로 좁혀졌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올해 연말까지 두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은 각 0.25%포인트씩 총 0.50%포인트 추가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내 고용시장 둔화 우려가 짙어지는 상황에서 연준의 완화 기조가 더욱 뚜렷해졌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성명문을 통해 물가보다 고융 부문의 리스크에 정책 우선순위를 전환하고 있다는 신호를 명확히 드러냈다”며 “연준이 고용시장 악화 대응을 우선 목표로 전환하면서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는 한은의 선택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 한은은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를 의식해 섣불리 금리를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격차가 줄어들면서 금리 인하 압박은 오히려 강화되는 모양새다. 한은이 물가와 금융안정을 지키면서도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정책 완화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시장은 한은이 다음 달 예정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대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한은은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사록을 보면 금통위원 상당수는 외환시장 변동성과 주택시장 안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동결 의견을 피력했다.

정부는 6·27 가계부채 대책과 9·7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며 부동산 가격 안정화와 가계부채 증가세 억제를 꾀했다. 그러나 정책 시행 초기인 만큼, 효과를 내기까지 상당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둘째 주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0.09% 오르며 전주(0.08%)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 2월 1주차 0.02%로 상승 전환한 후 32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은은 지난 11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6·27 가계부채 대책 이후 수도권 주택시장은 가격 상승폭이 축소되고 거래도 줄어드는 등 과열 양상이 진정되고 있다”면서도 “서울 일부 지역 주택가격 상승세가 여전히 높고 추가 가격상승 기대와 잠재수요가 견조한 데다, 지역 간 전이효과, 공급 부족 우려, 금융여건 완화 등 불안 요인도 잠재해 있어 추세적으로 안정될지는 조금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와 환율 역시 변수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로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지만, 이는 통신요금 할인이라는 일시요인이 작용한 덕이다. 지난달 국제유가 하락에도 원·달러 환율은 1400원에 육박하는 등 아직까지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결국 한은의 금리 인하 여부는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흐름, 환율과 물가 안정 등 복합적 요인에 달려 있다. 연준의 인하 기조가 이어지면서 한은의 금리 인하 여력은 커졌지만, 국내 금융안정 요인이 해소되지 않으면 즉각적인 동조 인하는 어려울 수 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미 연준이 9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인하하면서 향후 국내 경기·물가 및 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면서도 “연준 위원들의 정책금리 전망이 상당히 엇갈리고 있어 향후 미 통화정책 경로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미 관세정책 관련 불확실성과 주요국의 재정건전성 우려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시장 상황을 보다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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