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 강조한 금융당국 수장들, 내부 혼란 단속에 총력

시간 입력 2025-09-17 17:43:06 시간 수정 2025-09-17 17: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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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금감원, ‘한 목소리’ 선언…정책 일관성 확보 의지
18년 만의 금융감독체계 개편…내부 반발·불안 확산
주례회의·실무협의 정례화…협력 제도화로 불신 완화 시도

이억원 금융위원장(오른쪽)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장 접견실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첫 회동을 갖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으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내부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새로 취임한 금융당국 수장들이 ‘원팀’ 기조를 전면에 내세우며 조직 안정화에 나섰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첫 회동에서 긴밀한 협력 체계를 공식화하고, 금융정책과 감독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개편 과정의 차질 없는 추진을 약속했다. 그러나 내부 반발 기류는 여전히 거세 향후 실행 단계에서 잡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이찬진 금감원장과 취임 후 첫 회동을 갖고 향후 금융정책·감독 방향을 공유했다. 두 사람은 “금융위와 금감원이 한 팀, 한 목소리로 대응하겠다”며 최근 혼란스러운 조직 분위기를 다잡고 정책 일관성과 대외 신뢰 회복에 집중하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번 회동은 18년 만에 추진되는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맞물려 상징성이 크다. 정부안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위원회로 재편되고, 국내 금융정책 기능은 재정경제부로 이관된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신설하는 구조 개편이 예고됐다.

특히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다시 지정하는 방안까지 포함돼 있어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다. 금융위는 금감원의 금융사 중징계 권한 중 일부를 가져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책 기능 이관 이후 남는 역할과 권한 범위 등을 놓고 직원들의 불안이 제기된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소비자 보호 기능이 민원 처리 수준으로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감독과 소비자 보호 기능이 맞물려 종합적인 대응이 가능했지만, 조직이 쪼개지면 금융소비자 피해 구제가 오히려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위의 경우 세종 이전 가능성이 불만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정경제부 소속으로 편입될 직원들은 서울이 아닌 세종에 상주해야 하는데, 금융위 직원 중 절반 이상이 세종에서 근무하게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내부 분위기는 점차 예민해지고 있다. 금감원 노조는 이미 공개적으로 반대 성명을 내고, 국회 앞 집회 개최까지 검토하는 등 조직 차원의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내부 소통이 부재한 상태에서 개편이 강행될 경우,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의 공공기관 재지정 방안에 대해 감독 기구의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공공기관 지정 시 예산·인사 등 정부 영향력이 확대돼 정치적 중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역시 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하기보다는 분산·약화시킬 수 있다는 회의론이 만만치 않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감원장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와 감독기구 책임성 강화를 반영한 개편 취지를 살리되, 금융소비자와 금융기관의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세부사항을 차분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혼란을 인정하면서도 개편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겠다는 의미다.

또 협력 체계 강화 방안도 구체화했다. 앞으로 격주로 열리는 금융위 회의 직후 위원장·원장 주례회의를 정례화하고, 부위원장과 수석부원장은 월 1회, 국장과 부원장보 등 실무 라인은 수시로 만남을 확대하기로 했다. 양 기관 간 정보 공유와 소통을 제도화해 내부 불안을 잠재우고, 정책·감독 현안 대응 속도를 높이려는 의도다.

금융권 전반에서는 이번 원팀 행보를 임시방편으로 평가하면서, 불확실성 해소에 갈 길이 멀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의 신뢰가 흔들리면 감독 규제의 예측 가능성이 작아지고, 이는 곧 금융시장 안정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 수장들 앞에는 여러 굵직한 금융 과제가 산적해 있으나, 최우선 과제는 내부 불만을 수습하며 조직개편을 준비하는 것”이라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간 조직갈등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두 수장이 원팀 기조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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