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금융’ 줄이는 시중銀…대출규모 기업은행 독주 속 부산은행 선전

시간 입력 2025-09-11 17:26:07 시간 수정 2025-09-11 17: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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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기술신용대출 잔액 일제히 감소
리스크 관리에 확대 부담…향후 생산적 금융 정책 영향은

은행권 기술신용대출 시장에서 뚜렷한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압도적 증가세를 보이며 성장세를 이끈 반면, 주요 시중은행은 일제히 후퇴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BNK부산은행만이 홀로 잔액을 늘렸다.

1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17개 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7월 말 기준 총 308조93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기업은행의 공격적 확대 덕분이다. 기업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106조9157억원에서 125조7517억원으로 17.6%(18조836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전체 기술신용대출 잔액 증가분(5조5622억원)을 크게 웃돌아 사실상 기업은행 한 곳이 시장 성장을 주도했음을 보여준다.

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 속에서 기업 자금 수요가 늘어나자, 기술력 기반 기업에 대한 대출 지원을 강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모두 감소했다. 국민은행은 32조2885억원에서 28조3448억원으로 12.2% 줄었다. 하나은행은 34조1808억원으로 9.5% 감소했다. 우리은행(32조2316억원)과 신한은행(40조6948억원)은 각각 6.6%, 5.1% 줄었다.

이들 시중은행이 동반 축소세를 보인 배경에는 자산 건전성 관리 강화가 있다. 중소기업 연체율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 둔화에 따른 부실 우려가 확대되면서, 위험도가 높은 기술신용대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기업대출 수요가 높아졌지만, 대형 은행들은 대기업·우량 차주 중심으로 자산을 재배분하면서 기술기업 대출 비중을 줄여왔다. 특히 금융지주 밸류업 정책 추진과 맞물려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위해서라도 기술금융 리스크를 짊어지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방은행을 살펴보면 부산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8조2919억원으로 1년 새 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남은행(4.9%↓), 광주은행(18.9%↓), 전북은행(80.7%↓)의 잔액이 모두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부산은행은 지역 주력 산업인 제조업뿐만 아니라 IT 기반 스타트업도 지원하며 지역 혁신 생태계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는 기술신용대출 확대의 정책적 배경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반도체·AI·바이오 등 첨단산업과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 중이며, 금융권에는 상생금융과 생산적 금융 참여를 주문하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도 이에 발맞춰 상생금융 집행액을 늘려가고 있으며, 기술금융이 그 핵심축이 될 수 있다.

다만 은행권 내부의 시각은 엇갈린다. 기업은행과 일부 지방은행은 정책적 지원에 따라 기술신용대출을 늘려갈 가능성이 있지만, 대형 시중은행은 리스크 부담을 고려해 적극 확대에 나설지는 불확실하다. 특히 중소기업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술금융 확대가 곧바로 은행의 자산 건전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술신용대출은 정책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은행으로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늘리기 쉽지 않은 영역”이라며 “당국의 정책 유도와 은행권의 리스크 관리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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